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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사회와 열린 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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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문화과 2024-01-29 20:43

다문화 사회와 열린 의식

[새론새평] 다문화 사회와 열린 의식

  • 조규택 계명문화대학교 한국어문화과 교수

조규택 계명문화대 한국어문화과 교수
조규택 계명문화대 한국어문화과 교수

한국인은 한민족(韓民族)이라는 사고에 오랫동안 머물러 있었다. 우리나라는 인구의 절대다수가 단일민족으로만 구성된 세계에서 보기 드문 국가였다. 그러나 최근 저출산과 학령인구의 감소로 초‧중‧고에 이어 대학도 입학 자원이 부족해 외국 유학생이 반가운 자원이 되었다. 다문화 출신 현역 입대 자원도 매년 1만 명에 이르고 있다.

한국은 지금 다문화‧다인종 국가로 변하고 있다. 한국은 곧 아시아 최초의 다인종 국가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다. 이 현상이 부담되기도 하지만, 위기는 기회이듯 대한민국이 역동적인 나라로 발돋움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의미로도 보인다. 다양한 문화 간 소통은 개방적인 사고 형성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9세기 후반 신라 헌강왕 때 처용(處容)이 이슬람 문화권인 페르시아인으로서 경주에 거주했다지만, 2000년대 이후 우리 사회에는 귀화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2021년 한국의 이주 배경 인구 비율은 4.3%였고, 현재 외국인 거주자가 250만 명을 넘었다. 우리나라는 단순 거주 외국인보다 넓은 의미인 이주 배경 인구 비중으로 봐도 이미 5%를 넘었다는 관측이다. 한국은 동포 비자로 입국하는 근로자와 2세를 비롯해 결혼 이민 가정 자녀도 빠르게 늘고 있다.

인종이 달라도 한 국민으로 잘 사는 다인종 국가로는 룩셈부르크(73.6%), 이스라엘(58.1%), 스위스(54.1%), 호주(52.6%), 뉴질랜드(49.2%) 등이 있다. 미국(26.2%)은 이민을 정책적으로 받아들인 다인종 국가다. 유럽연합(EU)도 21.4%로 미국 다음으로 높다. 다인종‧다문화 국가의 기준은 국민의 5%이다. 9월 말 기준으로 볼 때 한국의 장‧단기 체류 외국인은 251만4천 명으로 인구의 5% 이상으로 이미 다문화 국가인 셈이다.

그런데 국내 거주 외국인 비중이 빠르게 늘어남에 따라 일각에선 외국인 이주민을 수용한 국가가 겪었던 사회·문화적 갈등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가치관의 충돌과 일자리 문제로 갈등이 빚어질 수도 있지만,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호 문화를 존중하며 협력하고 이해하는 의식이 필요하게 되었다.

나는 다양한 나라에서 온 외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가르치고 있다. 교수로서의 느낌은 신선함이다. 우선 다양한 외국인과의 문화 간 교류를 통해 매우 역동적인 수업을 진행하게 되었다. 상대방 문화를 이해하면서도 긍정적이며 발전적인 관점의 문화적 특성을 공유하게 되었다.

수업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은 학업보다 아르바이트에 관심이 많은 학생이 더러 있지만, 많은 외국인 학생들이 기대보다 성실하고 인성도 좋다는 것이다. 이들 인적 자원을 제대로 활용한다면 그들도 만족하고 우리 사회도 만족하는 상생의 무대(舞臺)가 바로 한국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게 권한이 주어진다면 외국인 제자들을 적극 추천‧선발하고 싶다.

다문화 가족 대신 이주민으로 부르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무엇보다 그들을 대하는 우리의 마음과 태도가 진정성을 가져야 할 것이다. 우리와 다르지 않고, 우리의 이웃이라는 생각부터 먼저 하면 좋겠다. 유학생이나 다문화 학생들은 부모의 나라와 한국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가장 잘할 수 있는 미래의 외교관이자 국제 관계 차원의 자원이다. 한 사람의 힘은 미약하지만, 그 가족과 친척‧이웃까지를 고려하면 파급효과는 엄청날 것이다.

교육자로서 우리나라 학생이든 외국 학생이든 우리 사회와 인류를 위해 더 적합한 사람을 추천하고 싶은 것이 요즘 심정이다. 남은 교직 생활을 외국인 위주의 학과를 담당하게 되었을 때 걱정도 있었다. 하지만 한국어와 한국 문학과 문화를 가르치면서, 다문화‧다국적‧다인종‧다민족‧다언어‧다종교와의 교류와 소통이 더 큰 시너지를 창출해 낼 것이라는 명확한 신념을 가지게 된다.

나아가 주변의 다문화센터나 복지관의 다문화 학생들에게도 이전과는 다른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그들이 부모의 뜻에 따라 한국에 왔거나 태어났더라도 본인들 스스로 한국인으로 살기를 원한다면, 우리 사회에서 잘 정착하도록 적극적으로 도와야 한다. 정부 차원의 실무 총괄 전담 부서도 필요할 것이다. 이제 다문화 사회와 국가인 대한민국이 열린 의식으로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