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901 개강아침기도회 - 마침내 거둘 기쁨(히12:1-2)
- 플로렌스 채드윅(Florence Chadwick)이라는 수영 선수가 있었다. 그녀는 1950년 여성 최초로 영국 해협을 왕복 횡단한 미국의 전설적인 장거리 수영 선수였다. 약 2년이 지난, 1952년 7월 4일, 그녀는 미국 카탈리나 섬에서 캘리포니아 해변까지 약 34km를 헤엄치는 횡단에 나섰다고 한다. 캘리포니아 지역답게 얼음장같이 차가운 물을 만나기도 했고 상어의 위협을 만나 총으로 그것들을 쫓아내면서 힘들게 수영을 했다고 한다.
- 그런데 15시간을 수영한 끝에 포기를 했다고 한다. 보트를 타고 가면서 같이 응원하던 어머니를 포함해 주변에서 만류를 했다는 거다. 거의 다 왔다. 정말 거의 다 왔다. 그러나 그녀에게는 안개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아마도 그런 말이 그저 위로의 말로만 들렸을 것이다. 그렇게 포기하고 배 위로 올라와서 알았다는 거다. 목표지점이 불과 800m 앞에 있었다는 것을 말이다. 나중에 그녀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변명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안개가 아니라 육지를 볼 수만 있었다면 해냈을 것이다”(All I could see was the fog… I think if I could have seen the shore I would have made it).
- 두 달 뒤, 그녀는 동일한 코스에 다시 도전했다. 이번에도 짙은 안개가 바다를 덮었지만, 그녀는 포기하지 않고 신기록을 세우며 횡단에 성공했다. 비결을 묻는 기자들에게 그녀는 이렇게 답했다: “이번에는 제가 헤엄치는 동안, 안개 너머에 있는 육지를 마음속으로 똑똑히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 자신에게 목표가 보이지 않으면, 자신만의 목표를 그리지 않으면, 주변에서 제 아무리 어떤 말을 하더라도 결국은 포기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일화라고 생각한다. 거꾸로 말하자면, 우리에게 목표가 있고 목표를 그리고 산다면 현재의 우리 시간이 아무리 안개속을 걷는 듯한 시간이라도 결국 그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하겠다.
- 성경에서 예수님은 목표가 분명한 삶을 살았다. 세상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뜻을 전하고 온 인류의 죄를 대신 지고 용서하여 영원한 구원의 길을 완성해야 한다는 절대절명의 목적을 가지고 33년을 사셨다. 아마 인간의 몸으로 이 지구 위에서 산 존재 중에 이와 같이 큰 목적, 그리고 이렇게 분명한 목적의식을 갖고 산 존재도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
- 기독교에서는 그리스도인은 예수를 닮아가야 하는 존재라고 말한다. 그리고 어떤 분은 더 세게 예수님처럼 되어야 한다고까지 말하신다.
- 과연 우리도 진정으로 그렇게 될 수 있을까?
오늘 본문에 예수님의 목적있는 삶을 다시 보여주고 있다. 그는 그 앞에 있는 기쁨, 즉, 앞서 말한 온 인류를 구원하는 목적을 이룬다는 기쁨에 십자가의 고통과 죽음을 참으셨다고 말한다. 목적이 있었던 예수는 십자가형이라는 고통의 질식사 형을 기쁨으로 견딜 수 있었다는 고백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평범한 인간이 예수님처럼 되는 것은 쉽지 않을 것 같다.
- 그렇다면 예수님은 매일매일 저렇게 큰 꿈만 꾸면서 보내셨을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매일매일 한 사람을 고치고 죽을 사람을 살리고, 잠자리를 구하여 편히 잘 수 있는 밤을 보내고, 먹을 것을 먹어 배부르기도 한 기쁨이 모여 모여 십자가의 기쁨까지 이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 법정스님의 무소유라는 책은 종교를 떠나 많은 사람들이 읽은 책이다. 주로 1970년대 초에 쓰여진 글들을 모아 1976년에 처음으로 책으로 낸 것인데, 20년 넘게 출판이 거듭되었고 그의 바람에 따라 2010년 그가 입적하면서 절판된 책으로 안다.
- 그 책 안에 <순수한 모순>이라는 제목으로 쓰인 글에 나오는 일화가 있다. 한번은 출판일로 서울 안국동 선학원에 머물고 있었는데 어느 날 전화가 걸려왔다고 한다. 삼청동에 있는 한 스님이 속히 와달라는 거였다. 무슨 일이냐 묻자 와 보면 안다고 했다. 그래서 그 길로 허둥지둥 직행해 가보니 거기에 화단 가득 양귀비가 피어 있었다고 한다. 너무 아름다웠다고 한다. 꽃이 그렇게 아름다운 것인 줄은 그때까지 알지 못했다고 법정스님은 써놨다. 1976년에 쓰여진 글인데 두 스님 간에 소박한 기쁨이 그려지는 글이었다.
- 그 책의 거의 마지막 부분에는 <나의 애송시>라는 글도 있다. 자신의 마지막 소원, 꿈의 삶을 이 시에서 발견한다는 것이다. 그 시는 청마 유치환 시인의 <심산>이라는 시다: 심심 산골에는 산울림 영감이 바위에 앉아 나같이 이나 잡고 홀로 살더라
- 간단한 시지만 불교의 교리답게 유유자적하며 비움의 삶을 그리는 시가 아닐 수 없다고 생각한다. 비록 스님의 이야기지만, 거대한 꿈과 목표와 함께 꽃 하나를 보고도 기뻐하는 삶이 같이 어울어지는 것이 우리의 삶이라고 본다.
- 이제 2학기를 시작한다. 어떤 분은 무념무상 무덤덤하게 로봇처럼 일상을 시작할 사람도 있다. 반대로 어떤 분은 거대 담론을 꿈꾸며 거창한 목표를 가지고 시작할 분도 있을 수 있다.
- 둘의 간극이 너무 크다. 바라기는 작은 꿈들이 있어 이러한 거대한 간극을 메우면 좋겠다. 하루하루 소박한 꿈들이 있어 무덤덤하고 무의미할 일들이 생동감을 얻기를 바라고, 거대한 꿈을 핑계로 눈 앞의 일거리와 소소한 감사거리를 무시하지 않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 2학기라는 큰 목표와 기쁨을 위해서 작은 목표와 기쁨을 가지고 나아가길 기도한다. 당장 오늘 점심의 기대와 기쁨이 오전 시간을 의미 있게 만들 수 있을 것이고 당장 내일의 귀한 약속이 오늘을 기쁨으로 보내는 힘이 되어 줄 것이다. 그럴 때 작은 기쁨과 목표를 통해 생각지도 않은 커다란 목표에 이루는 여러분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심지어, 일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장기 적금에 가입하거나 5년 할부 차를 구입하는 것도 직장 상사의 괴롭힘을 견디는 힘이 될 것이다.
- 그런 점에서 마지막으로 소소한 기쁨을 담은 영상을 나누고 싶다. 아마도 그러한 소소한 기쁨이 있고 쌓일 때 어떤 어려움도 이길 힘이 되어 줄 수 있을 것이다. <영상>
- 거제 통영지역에 수해로 어려움을 겪은 분들, 네팔 대홍수로 낙심에 빠진 분들 힘들겠지만, 다시 하나 하나 작은 목표를 갖고 일어서길 더불어 기원한다. 한편 정년 퇴임하시고 사감이라는 더 큰 인생상담의 자리로 옮기시면서 우리들의 위건강을 생각하면서 윌 음료를 돌리신 분이 계시고, 아내를 돌보고자 퇴임하시면서도 교수선교회 발전을 위해 헌금하시고 가신 분이 계신다.
- 마침 두 분다 박씨다. 이런 박씨 크리스찬 덕분에 저도 힘을 내서 우리 공동체가 그리스도의 공동체 되도록 더욱 힘써 섬기도록 하겠다. 이번 학기도 소소한 기쁨과 목표를 가지고 하루 하루 걸어가셔서 결국은 생각지도 않은 더 큰 목표에 도달하는 복을 누리는 저와 여러분이 다 되시길 축원한다.아멘.
사랑의 하나님, 은혜로 또 새로운 한학기를 선물로 주심에 감사를 드립니다. 우리의 걸음걸음과 늘 함께해 주시는 주님의 놀라운 사랑을 기억하며 주님을 위해 세상을 위해 주님처럼 꿈을 꾸며 살게 해 주세요. 예수님처럼 거대한 꿈은 꾸지 못해도 하루하루 때로는 한시간한시간만이라도 작은 목표를 갖고 나아가게 하소서. 그럴 때 언제가는 주님의 마음을 닮아 더 큰 꿈과 목표와 기쁨에 이르는 우리들의 2학기가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국내외 수해로 고통받는 백성들을 위로해 주시고 다시 작은 목표를 갖고 일어설 수 있게 하여 주시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