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407 부활절 아침기도회 좋은 옷을 입읍시다 (골3:1-3,9-10)
- 한국의 대표적인 교회 중 하나인 소망교회를 세우고 담임을 하셨던 곽선희 목사님이라는 분이 계시다. 지금은 원로급으로 나이가 많으신 분이다. 그분이 현직에 계실 때 들은 이야기인다. 그분은 어디를 가든 옷을 잘 차려 입고 다닌다는 것이다. 비행기를 타고 장거리를 갈 때도 양복을 입고 넥타이를 메고 간다고 하였다. 이유는 심플했다. 자기가 언제 어디서 교인을 만날 지 모르기에 언제나 그렇게 신경써서 옷을 입는다는 것이었다.
- 지난 금요일에 학교 주변 환경정화의 시간을 가졌다. 그런데 한 멋진 교수님께서는 양복을 입은 채로 함께해 주셨다. 키도 180cm인데 뱃살도 없이 날씬한 분이시다. 그분은 특히 성인학습자 대상 수업에서는 그저 서 있는 것 자체만으로도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다는 농담 아닌 농담을 한다. 그런 분이 양복을 입고 쓰레기를 주우니 그 모습 자체가 행위예술을 하듯 보였고, 그분이 줍는 쓰레기마저 뭔가 달라 보이는 듯한 착각을 주기도 했다.
- 배트맨 효과(The Batman Effect)라는 말도 있다. 4-6세 아이들이 좋아하는 영웅 예를 들어 배트맨으로 상상하고 그 캐릭터의 옷을 입었을 때, 자제력과인내심이 비약적으로 향상되는 현상을 말한다. (2017년 학술지 Child Development에 발표된 "The 'Batman Effect': Improving Perseverance in Young Children").
- 한국 남자들에게서 볼 수 있는 부정적인 예도 있다. 멀리 갈 것 없이 예비군 훈련받으러 군복을 입으면 의사고 판사고 교수고 선생님이고 다 “개”가 된다는 말이 있다. 자세가 흐트러지고 몸이 흐트러지니 맘도 흐트러지는 것이다. 무엇을 입냐에 따라 어린 아이든 성인이든 마음가짐과 자세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 오늘은 부활절 아침기도회로 드린다. 오늘 읽은 본문은 직접적으로 예수의 부활을 말하고 있지 않지만, 부활의 의미를 잘 설명하는 본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에게 그리스도의 부활이란 그리스도를 통해 다시 살아난 것을 의미하며, 다시 살아났다는 것은 이전과는 다른 삶을 사는 것을 말한다. 흥미로운 것은 다른 삶을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마치 옷을 벗고 입는 것으로 말하고 있다는 점이다. 거짓과 부패와 같이 부활 이전의 그릇된 자아의 모습은 벗어 버리고 새사람을 입으라고 말하고 있다.
- 예수 믿고 교회 나가면 갑자기 다 착해지는 것 같은데 그렇지 않다. 급한 사람은 여전히 급하고, 느린 사람은 여전히 느리다. 그러나 급해서 잘못을 많이 저질렀던 사람은 그리스도를 믿고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되겠다고 결심할 수 있는데 그것이 마치 그리스도가 주는 옷을 입고 마음 가짐이 달라지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 같은 사람이지만 정장을 입고 배트맨 옷을 입으면 우리의 마음가짐이 달라지듯, 우리는 우리의 연약한 부분이 여전하지만 부활의 예수를 통해 새로운 옷을 입게 되는 것이다. 운동하기 싫을 때 운동복을 입으면 그 마음을 이기게 되듯, 우리의 연약하고 부정적인 성품이 그리스도의 옷을 입으므로 다른 가치관을 갖게 된다는 말이다.
- 착의인지(enclothed cognition) 이라는 말도 있다. 2012년 northwestern 대학의 하조 아담(Hajo Adam)과 아담 갈린스키(Adam Galinsky)의논문에서 소개된 연구이다. 어떤 옷을 직접 입을 때, 그리고 그 옷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냐에 따라 우리의 사고방식과 행동방식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참가자들에게 흰 가운을 입힐 때가 그렇지 않을 때보다 집중력이 높아졌다고 하고, 그 힌 가운을 의사의 복장이라고 할 때 화가의 복장이라고 한 그룹보다 집중력이 더 높아졌다고 한다.
그러나 의사의 가운이라고 하더라도 보기만 하게 하고 입지 않을 경우 그 주의력은 증가하지 않았다고 한다. 우리가 수업시간에 왜 가운을 입고, 제복을 입는 지 설명할 수 있는 실험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 우리가 더 거룩한 옷을 입었다고 생각할수록 우리의 마음가짐은 더욱 달라진다는 실험이라고 하겠다.
- 부활은 죄로 인해 스스로 헐벗고 낡고 그릇된 옷을 입은 인간에게 그리스도께서 새옷을 입혀주는 것이라고 상상해 본다. 여러분들의 학생들이 올바른 옷을 입고 수업에 임할 때 더 큰 만족감을 얻을 수 있듯이, 하나님 또한 당신께서 목숨 바쳐 새로 지어 준 새 옷을 입는 것을 원하신다는 것이다.
- 제가 아는 한 목사님이 설교 중 하셨던 옷 이야기인데 듣고 보면 맞는 것 같아 옮겨본다. 보통 여자분들이 더 많이 하는 것 같긴 하지만 남녀 차이가 꼭 있다고는 할 수 없는 것 같은데 어디 외출하려고 옷장을 열어보고 하는 말이 있다. 자주 하는 말이 “입을 옷이 없다”는 탄식이다.옷장에 가득한 게 옷인데 정작 마땅히 입을 옷이 없다고 늘 탄식한다는 것이다. 이건 유행이 지나서 못 입고, 이건 살이 쪄서 못 입고 등등 옷은 많으나 입을 옷이 없다.
- 그래서 큰 돈을 들여 좋은 옷을 하나 장만한다. 그런데 그렇게 장만한 옷이 또 얼마나 귀한가? 아껴 입는다. 꼭 필요할 때 입는다. 아껴 입다 보니 몇 번 못 입고 계절이 바뀐다. 그래서 또 옷장에 들어간다. 그렇게 아끼던 옷이지만 내년에 그 옷을 다시 꺼내 보니 또 유행이 지나 입지를 못한다. 그래서 우리 옷장에는 입지 못할 옷만 가득한 것이다.
- 좋은 옷을 샀거든 아끼지 말고 빨리 입어야 한다. 미루지 말고 자주 입어야 한다. 좋은 옷이기에 더 오래 입어야 한다. 나중에 미루다 버리게 되는 것이다. 가끔 예수님은 믿기는 믿겠는데 나중에 믿겠다고 시간을 미루는 분이 있다. 그 속마음이 어떤 지는 모르겠지만, 왠만하면 미루지 마시라. 좋은 옷은 바로 입어야 가장 좋은 것이다. 가장 오래 입어야 가장 좋은 것을 느낄 수 있다.
- 부활의 주님께서 우리에게 목숨 바쳐 새 옷을 주시고, 새 꿈을 주시고, 새 생명을 주셨다. 우리 스스로 할 수 없는 모습을 불쌍히 여기시고 새 옷을 입혀 우리의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여 주신 것이다. 이 부활의 새 옷을 입고 감사하며 즐기며 나누는 삶을 살길 축원한다. 아멘
하나님, 헐벗은 우리를 위해 새사람이라는 새옷을 주시니 참으로 감사드립니다. 벗어버릴 옛 낡은 옷은 과감히 벗어버리고 주님 주신 새옷을 입게 하여 주시옵소서. 그리하여 우리의 마음가짐이 달라지고 우리의 가치관이 달라지며 새생명의 호흡으로 감동하며 살게 하여 주시옵소서. 주저하여 아직 새 옷으로 갈아입지 못하는 우리들에게 용기를 주시어서 새 힘받아 살아가는 은총을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