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624 1학기 교직원종강예배
힘을 합하면 힙합(출17:8-13)
- 개인적으로 9주간 군종장교 기초 군사훈련을 받으면서 아마도 가장 힘들고 부담되는 것은 7주차에 진행된 행군이었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20kg 넘는 군장을 매고 k2 소총을 둘러 매고, 그 당시만해도 질이 안 좋은 군화를 신고, 30km 이상을 걸어가는 일은 종파를 떠나 모든 군종장교에게 부담이 되는 일이었다.
- 이름 가나다 순으로 배치된 저의 내무반에는 저와 함께 최씨 성을 가진 목사님 2분, 한씨 성을 가진 목사님 2분 이렇게 5명이 있었다. 그 중에서 최승환 목사님이라는 분에 대한 걱정이 컸다. 디스크 수술을 받으셨다. 그 후 그렇게 무거운 것을 매고 장거리를 걸어본 적 없다. 최소 5명 중 누구도 그런 행군에 관한 경험이 없어서 다 걱정일 수밖에 없었는데 최승환 목사님은 그런 우리들의 걱정 그 이상이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 행군 떠나기 위해 일찍 잠자리에 들은 우리 5명은 자신들의 걱정보다 최승환 목사님을 위해 기도했다. 각자의 소속 교단은 다 달랐지만 한 하나님을 향해 짧지만 누구보다도 간절한 기도를 드렸다.
- 원래 우리 내무실에는 홍씨 성을 가진 목사님이 한 분 더 계셨다. 그런데 입소초기에 신장기증을 하고 오셔서 신장이 하나 없다는 이상한 이유로 퇴소를 당했다. 그런 집단 경험에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최 목사님마저 또 그렇게 보내 드릴 수 없다고 생각했는 지도 모르겠다. 감사하게도 그분은 가뿐하게 30km 이상을 걸어 화산이라는 최종 종착점까지 무사히 도달했고 무사히 훈련을 받고 건강하게 돌아왔다. 그렇게 우리 내무실 동지들은 그렇게 기도로 다시 한번 더 단결할 수 있었다.
- 오늘 우리가 읽은 본문에는 이스라엘이 아말렉이라는 족속과 전쟁을 벌이는 장면이 나온다. 흥미로운 것은 이스라엘의 리더인 모세가 쉽게 말해 손을 들고 기도하면 이기고 손이 내려가면 지는 형국이 벌어졌다. 이 모습은 전쟁이든 무엇이든 하나님을 의지할 때에만 승리하고 하나님이 원하실 때에만 승리한다는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 그렇기에 하나님을 의지하고 기도한다는 상징으로 모세의 손이 내려가지 않게 해야 했다. 그를 위해 아론과 훌이라는 사람이 모세의 양쪽 팔을 각각 잡고 해가 지도록 내려가지 않게 하여 승리했다는 이야기다.
- 이 모습을 상상해 보면 정작 팔들림을 당한 모세보다 오히려 그 팔이 내려오지 않도록 옆에서 부잡은 아론과 훌의 팔이 더 아프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중요한 건 모세 혼자의 기도가 아니라 아론과 훌과 같이 함께하여 돕는 자의 손과 기도가 있었기에 승리할 수 있었다는 말이다.
- 이번 학기도 여기까지 오는데 이런 아론과 훌과 같은 많은 분들의 협력과 노고가 있었다고 본다. 총장님 부장님 혼자 아무리 혼자 외친다한들 주변 분들이 헌신적인 노고가 없었다면 이번 학기에 맺은 과업은 불가능했다고 본다. 그런 점에서 한학기를 마감하면서 알게 모르게 수고를 마다하지 않은 동료와 팀원 그리고 가족의 기도와 헌신에도 감사를 잊지 않는 우리들이 되길 바란다.
- 로드니 스탁이라는 유명한 종교사회학자가 쓴 책으로 [기독교의 발흥]이라는 책이 있다. 이 책은 기독교가 어떻게 로마 시대 박해 등에서도 부흥했는지를 사회학적 맥락에서 밝히고 있는 매우 흥미로운 책이다.
- 로드니 스탁은 그 대표적인 이유로 로마 시대에 있었던 전염병 사건을 다루고 있다. 2-3세기, 의술이 발달하지 않았던 때이다. 그런데 그나마 의사와 같은 역할을 했던 사람들이 있었지만 전염병이 번지자 제 역할을 하지 않고 도망가기 바빴다고 한다.
- 그에 반해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기독교인들은 성경의 정신을 따라 다른 누구보다 손을 깨끗이 씻을 뿐더러 서로 서로를 격려하며 환자를 적극적으로 돌봤다는 거다. 그런데 그런 자기 위생과 이웃에 대한 격려가 오히려 스스로의 면역성을 높였다는 거다.
- 그 일로 기독교인에 대한 인식이 좋아진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기독교인 스스로의 생존력도 커져갔다는 거다. 남을 돕고자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환자를 돌본 것이 오히려 남도 살리고 자신도 살리는 열매를 맺게 했다는 것이다.
- 기독교의 대표적인 선교단체 중에 JOY 선교회라는 선교단체가 있다. 그 JOY의 뜻을 말씀드린 적 있는 듯한데 Jesus First, Others Second, You Third이다. 정말 이 선교회 이름 같은 기독교 정신이 로마시대 환자를 살리고 기독교를 살렸던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궁극적으로 JOY 기쁨으로 돌아왔다고 말해도 틀리지 않겠다.
- 우리 학교는 기독교정신에 바탕을 두고 세워졌고 성장한 학교이다. 그런 점에서 바라건대 우리 학교 구성원 모두도 Jesus First, Others Second, You Third의 정신으로 살아갈 때 오히려 내가 가장 건강해진다는 사실을 기억하면 좋겠다.
- 그런 점에서 양 옆의 분에게 한번 미친 듯이 한번 고백하고 격려하면 좋겠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당신 덕분입니다. 도저히 입이 안 떨어지는 분은 손이라도 한번 잡아 주시길 바란다. 옆에 앉은 이 분은 내가 힘들어 팔이 내려갈 때 나의 팔을 잡아 주었던 사람일 수 있다.
- 혹시 오늘 설교 제목을 보고 왔다가 낚였다고 생각하는 분이 계실 지 모르겠다. 힙합이라고 해서 힙합 노래라도 들려줄 것으로 기대했는데 속았다고 하실 지 모르겠다. 그런데 힙합의 뜻은 말 그대로 힙(hip) 엉덩이를 hop 들썩거리게 한다는 뜻이라고 한다. 언어유희이긴 하지만, 우리가 힘을 합치면 우리의 엉덩이가 들썩거리면서 힘을 내고 흥을 낼 수 있게 된다고 생각한다.
- 마침 오늘 특주는 배경화면에서도 볼 수 있었듯이 영화 미션의 OST다. 음악이 언어를 초월해 원주민들의 마음을 열게 했다. 그 노래가 아니었으면 선교사로 나온 제레미 아이언스는 그 자리에서 선교도 못하고 죽었을 것이다. 내 옆에 앉으신 분의 노고와 헌신이 이 노래와 같다.그 노래 덕분에, 그 헌신 덕분에 이렇게 살아서 한학기를 마감하게 된 것이다. 내 팔을 들어준 좋은 동역자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며 한학기를 마감하는 우리 모두가 되길 축원한다. 아멘
이번 학기, 여기까지 인도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혼자였으면 이루지 못했고 오르지 못했을 곳인데 우리의 동료 덕분에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좋은 동료와 팀원과 팀장, 학과장님 총장님 등의 리더를 주신 것에 감사를 드립니다. 남을 먼저 돌아보는 기독교정신을 더욱 힘있게 실천하여 남을 살릴 뿐 아니라 오히려 내가 더욱 건강해지는 이 신비의 기쁨을 늘 누리며 고백하는 우리 계명문화공동체가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감사드립니다.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