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31:1-3, 8 넓은 곳에 서게 하심
- 어릴 적 다니던 초등학교를 방문하면 누구나 한번쯤 경험하고 고백하는 게 있다고 본다. 그건 바로 “옛날에는 운동장이 엄청 커 보였는데 이번에 보니 너무나 작아 보인다”는 내용의 말이다. 왜 우리가 어릴 때 커 보이던 운동장이며 마을 길이며 동네가 커서는 작아 보일까?
- 신찬영이라는 의학박사는 이에 대해 뇌과학을 이야기하면서 설명한다. 뇌는 자기 몸이 작다고 느끼면 바라보는 다양한 물건이나 대상을 실제보다 매우 크게 느낀다고 한다. 그러니까 몸이 커져서 어릴 때의 공간이 작아 보일 수도 있겠지만, 어린 아이의 작은 마음과 생각은 바라보는 대상을 더 크게 그리게 된다는 말이라고 본다.
- 신찬영 박사는 그런 예로 성인이 되어서 앞에서 장관이 펼쳐지는 큼지막한 산을 사진으로 찍을 때도 느낀다고 말한다. 눈 앞에는 너무나 크고 멋지고 웅장해 보이는 산이고 절경인데 정작 사진으로 찍어서 보면 눈으로 보는 것보다 너무나 작게 찍힌다는 것이다. 그래서 눈으로 보는 감동을 사진으로 담아내지 못한다고 한다.
이와 같이 인간의 뇌의 특성에서 빚어지는 대상의 크기의 변화에는 우리가 배울 장점과 극복할 점이 다 있다는 생각을 한다. 뇌가 자신이 작다고 느끼는 것은 물리적인 특성이자 착시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인문학적으로는 겸손이라는 단어로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
- 내가 작고 겸손할 때 대상은 더 크게 보이는 것이다. 아니 인문학적으로는 큰 대상이 제대로 더 크게 보일 수 있다는 생각마저도 한다. 그런 점에서 여러분에게 신은 얼마나 큰 존재로 여겨지는가? 하나님은 여러분에게 얼마나 커다란 공기처럼 여러분을 감싸고 있다고 느끼실까?
- 오늘 시편의 저자는 고난과 어려움에 처해 있었다. 그래서 하나님께 자신을 보호해 달라고 노래한다. 그러면서 하나님을 견고한 바위로 구원을 가져다줄 산성으로 묘사한다. 어떤 이는 바위와 산성이 커야 얼마나 크겠냐? 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반대로 자신이 개미처럼 작아질 때 바위와 산성마저도 얼마나 큰 대상이 될 수 있는지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 이번 학기 우리는 새로운 변화를 직면하며 새로운 도전을 요구받고 한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게 된다고 한다. 또 학교일과 상관없이 개인적으로도 큰 도전과 걱정, 새로운 길로 염려가 있을 수 있다. 그로 인해 시편의 저자처럼 고통과 두려움이 엄습해 올 수 있다. 그럴 때 한 인간으로서의 겸손을 기억할 수 있기를 바란다.
- 낯선 환경과 시간에 들어갈수록 나라는 존재는 작아 보이지만 동시에 하나님이 얼마나 큰 존재이며 그리고 그런 하나님이 나를 붙잡고 계시다는 것이 얼마나 큰 힘이 된다는 것을 기억할 수 있기를 바란다. 우리가 겸손히 무릎 꿇고 기도할 때 바위와 같은 산성과 같은 하나님이 우리를 보호해 주시고 인도해 주신다.
- 한편, 동시에 그런 하나님을 알게 된다면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우리는 간이 커진다. 오래전 들은 이야기인데 종교적으로 은혜를 받으며 가슴이 뜨꺼워진다고 하지 않는가? 그런데 그 현상이 의학적으로는 간이 커질 때 나타나는 것이라고 한다. 우리가 왜 용기가 차고 넘치는 사람을 말하면서 “간이 부었다” 라든가 “간이 배 바깥으로 나왔다”고 하지 않는가? 이상하게 들리시겠지만 하나님 앞의 기도는 여러분의 간 사이즈를 키운다.
- 성경에 나오는 이야기 중 다윗과 골리앗 이야기를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성경에 골리앗의 키가 소개된다. 여섯규빗 한 뼘! 한 규빗이 팔꿈치에서 중지까지의 길이다. 대략 평균 잡아 45센티미터로 본다. 그렇게 계산하면 문자적으로는 2미터 80을 넘는 키가 골리앗의 키다. 그를 그 당시 미소년이었던 다윗이라는 사람이 물맷돌로 맞춰서 쓰러뜨린다. 이번 학기 우리가 맞닥뜨려야 하는 대상이나 어려움이 골리앗과 같이 커다랗게 느껴질 것이다.
- 하나님 앞의 겸손으로 하나님이 얼마나 크신 지 오히려 체험하길 바란다. 그래서 그분이 주신 힘으로 “간이 커져서” 골리앗과 같은 존재도 작게 보고 물리치는 학기, 오히려 큰 승리로 넓은 곳에 서는 학기가 되길 축원한다.
- 그런 점에서 마지막으로 스웨덴 민요에 시편 91편 성경 말씀을 가사로 입힌 곡 “당신의 넓은 날개를 펴소서” 라는 곡을 나누고 싶다. (연식이 있는 분은 아주 오래 전에 TV 광고 삽입곡으로 이 노래를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우리가 하나님의 넓은 날개에 쌓여서 더 높고 넓은 곳으로 나가가는 저와 여러분이 다 되시길 축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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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하나님 이번 학기 우리를 더욱 강하게 당신의 넓은 날개로 품어주시길 소원합니다. 커다란 바위와 높은 산성이 되어 주시길 소원합니다. 그리하여 하나님의 은혜로 오히려 우리가 할 수 없는 넓고 높은 곳에 이르게 하여 주시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