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1112 아침기도회- 잠깐 쉬세요 (마가복음 6:31-33)
- 가톨릭 신부이자 강연자로 유명한 황창연 신부님이 계시다. 그분이 강원도 영월 생태마을에 계신데 거기에 마침 대장암 말기 48세 여인이 머문 적이 있었다고 한다. 가톨릭 신자가 아니었지만 다른 암환자 10여명과 이것저것 같이 먹으러 다니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다 세례명으로 부르니 자신도 하나 세례명 있었으면 하다고 해서 ‘뭐 공짠데 뭘 못하겠냐?’면서 요한나라고 지어주고 가지라고 했단다. 그 분이 그렇게 3개월을 지내다가 임종이 가까워지면서 신부님께 이런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그 분은 48년 살았지만 한 번도 행복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 여기서의 3개월이 너무나 행복했다고 했다.
- 그런데 미안한 사람이 있다는 거다. 딸이 있는데 딸한테는 안 미안하다는 거다. 자기가 빌딩청소까지 하면서 대학까지 졸업시켰다는 거다.그리고 남편한테도 안 미안하다는 거다. 여기 있는 3개월동안 한 번도 안 찾아왔다는 거다. 그런데 한 사람 미안한 사람이 있는데 그게 바로 자기 자신이라는 거다. 자신한테 너무나 잘 못해줬다는 취지였다. 그 신부님은 자신 강의의 모든 결론은 다름 아닌 “자기 자신한테 잘해 주어라”라고 말한다. 여러분은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고 자신을 위해 얼마나 투자하고 사시는 지 여쭤본다.
- 황신부님은 농담삼아 본당신부 10년 동안 교우들이 정말 잘해줬다고 한다. 아기 생겼다고 맛있는 거 사주고 아기 낳았다고 맛있는 거 사주고 그랬단다. 그런데 강원도 산속으로 왔더니 아무도 없더란다. 갈비가 먹고 싶은데 갈비 사주는 사람이 없더란다. 그래서 ‘창연아 갈비 먹고 싶니? 그럼 내가 사 줄게’ 그러면서 자기가 자기에게 먹을 걸 사준다고 농담삼아 이야기했다.
- 여러분, 여기까지 달려오느라고 수고한 여러분 자신을 위해 맛있는 거 많이 사주길 바란다. 여러분이 건강해야 여러분 가족도 건강한 법이다.
- 그런데 인간은 몸만 있지 않다. 우리가 아픈 이유가 몸 자체에서도 오지만, 정신이 원인이 되는 거 아니겠는가? 스트레스가 더 큰 원인이 아닌가? 내 몸에 왕갈비를 넣어줘도 마음이 불편하면 체하기만 한다.
- 기독교에서 예수님은 100% 인간이자 신이라고 믿는다. 그분의 휴식법이 성경에 소개되는데 누가복음 5장에 보면 이렇게 기록되어 있다 “예수는 물러가사 한적한 곳에서 기도하시니라.”한적한 곳으로 물러나 기도하며 묵상하는 것이 그의 회복의 방법이고 쉼의 방법이었다.
- 그렇기에 오늘 본문에 의하면 역시 정신없는 스케줄로 바쁜 제자들을 보고도 동일하게 말씀하신다: “너희는 따로 한적한 곳에 가서 잠깐 쉬어라.”이것이 인간이 쉬는 방법기에 그렇다.
- 제가 공부했던 미국 대학이름이 Temple이다. 한번은 제 아이 친구가 집에 한번 놀러와서 그 대학관계 서류를 보더니 이상하고도 조심스러운 눈빛으로 아들에게 물었다고 한다. “야 Temple이 영어로 절 아니냐? 그런데 야 너네 아빠 목사라고 그러지 않았냐? 왜 목사님이 절에서 공부했냐?” 그 이야기를 전해 듣고 웃었던 적이 있다.
- 그렇게 이상한 이름의 학교이긴 하지만 그래도 그 학교는 미국 공립 대학교로는 거의 최초로 종교학과가 세워진 대학이다. 그런데 인문대학 소속이라 종교학부가 인문대 건물 7층인가에 있다. 그 아래 층에는 어문계열이 있고 흥미롭게도 그 바로 위 8층이 철학과였다. 그래서 종교학과 교수님들이 농담삼아 전통적으로 종교가 철학보다 더 상위 학문이었는데 종교학과가 철학과 위층에 있어야 맞다고 농담삼아 말을 하곤 했다. 인문학이 인간을 이해하고 그리는 학문이라고 할 때 그 최고봉은 신학이고 종교라는 주장은 여전히 농담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한다.
- 그런 점에서 너무나 귀한 존재인 여러분 영혼과 마음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시간을 가지길 권한다. 내일, 드디어 Spiritual awakening week 행사가 열린다. 누구도 아닌, 바로 여러분 자신을 위해 이 시간에 함께하면 좋겠다.
- 특별히 우리나라에서 영성신학의 권위가께서 오셔서 우리의 영의 건강을 터치해 주신다. 행사준비 차 그분께 인사도 드릴 겸 영남신대 총장실을 방문한 적이 있다. 너무나 소탈하신 그분은 맛있는 점심과 함께 접견실에서 손수 커피를 내려 주셨다. 그리고는 우리학교 총장님께 드릴 책과 함께 저에게도 “프랑스 수도원 순례”라는 책을 선물로 주셨다. 그 책에는 총장님이 프랑스 곳곳에 흩어진 수도원을 방문하며 느끼고 경험한 그림 같은 생각이 담겨져 있었다.
- 그 중에 특이하게 빈센트 반 고흐가 머물렀던 아를이라는 곳을 소개하는 대목이 있다. 쉽게 우리가 생각하는 반 고흐가 아니라 나그네로서 영적인 갈급함을 가진 존재로 그를 소개하고 있었다. 그는 실제로 27세가 되기 전까지는 목사인 아버지를 따라 전도사업에도 열심이었고 목회자가 되려는 공부와 노력을 매우 열심히 했던 사람이다.
- 유재경총장님은 그 책에서 반 고흐가 자신과 같은 인생의 나그네를 위로하고자 했고 누구보다도 하나님을 철저히 갈망했던 사람이었다고 평가한다. 영성가 헨리 나우엔의 말을 인용하며서 반 고흐는 그의 그림을 통해 모든 사람의 위로자가 되고 싶어 했다는 것이다. 그에게 노란색은 희망이고 하나님의 계시였다고 한다. 노란색은 그에게 빛이고 신성이었다고 한다. 반 고흐는 “오늘날 화가가 종교인을 대신한다”는 말을 하면서 그림으로 세상 나그네를 위로하고자 했다고 한다.
- 그 이야기를 듣고 보니 그가 그곳에서 그린 그림에는 노란빛이 많았고 그 빛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만약 이런 이야기를 몰랐다면, 잠시 머물러 그 그림을 보지 않았다면 그림에 문외한인 저는 그저 우울하게 죽은 한 화가로만 그를 기억했을 것이다.
- 불교의 한 스님이 쓴 책 제목이긴 하지만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다. 그것이 우리의 영을 살리고 그것이 인간이라는 존재가 지성이 아닌 영성으로 살아가는 존재고 그 영성이 살아야 진정으로 건강해지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은행잎이 노랗게 떨어지는 이 가을 잠시 멈춰 서서 반 고흐의 그림 곳곳에 가득한 노란색을 발견하듯, 여러분의 영적 건강을 위해 잠시 시간을 내어 영성의 시간에 같이하길 기대하고 고대한다.
- 여러분 인생이라는 캔버스에 그간 바빠서 보고도 놓쳤을 노란색을 찾고 영적으로 건강하여 몸도 건강하여 지는 기쁨을 누리는 시간을 가져보길 축복한다. 아멘
하나님 뜨거운 태양아래 자랑하던 푸르름도 하나님의 시간 속에 겸손해지는 가을입니다. 잠시 바쁘고 분주한 마음을 내려놓고 그 바쁘다는 이유로 처자식 먹여 살려야 한다는 숨가쁨으로 잊었던 나의 영적인 건강과 마음을 잠시 챙기는 공간을 허락하여 주소서. 잠시 어설프더라도 나의 마음을 만들고 주장하시는 하나님께 머리 숙여 기도함으로 우리의 영이 새롭게 되고 깨어나는 한주가 되게 하여 주소서. 감사드립니다.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