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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0. 아침기도회-내 백성을 위로하라 (이사야 40:1-5)
심리학을 공부하신 분은 더 잘 아시겠지만 므두셀라 증후군이라는 게 있다. 이 증후군은 나이 들수록 나쁜 일은 잊어버리고, 좋은 것만 기억하려는 기억 편향성이라 한다. 참고로 므두셀라는 성경에 나오는 인물로 가장 오래 산 사람이다. 969세. 그렇게 오랜 세월 살면서 좋은 일만 있었겠는가? 그러나 좋은 일을 주로 생각했고 또 그러한 결과 장수하였다고 볼 수 있겠다.
- 이런 증후군에 빠진 사람이 자주 하는 말이 바로 옛날이 좋았다. 옛날에 군대서 개고생을 했지만, 그 군대 생활을 멋진 추억거리로 꾸며낸다. 과거의 나쁜 기억은 지우려고 하고 좋은 기억만 남기려는 모습이라고 볼 수 있다.
- 나이가 들수록 이런 모습은 더 늘어나서 정말 사람은 추억으로 먹고 산다는 말이 가능해진다고 한다. 물론 이렇게 부정적인 기억은 잊고 긍정적인 사건만 기억하려는 모습은 현실을 왜곡할 수 있어 좋지만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모습은 때로 부정적인 기억에 무너지지 않고 보다 긍정적으로 세상을 헤쳐 나가는 데도 힘을 줄 수 있지 않을까 한다.
- 그런 점에서 아직 젊으신 분들이지만, 추석과 같이 대명절을 앞두고 부담되는 “시”자 붙는 가족 또 뭔가 모를 앙금이 남아 있는 존재를 만나는 데 이런 증후군 같은 특징을 선택적으로 발동시키는 것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 좋은 기억만 떠올리고 집중하면서 그들을 품고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이 생기지 않을까 한다.신앙적으로도 특별하고 좋은 만남이 평생의 어려움을 감당하는 힘이 되어준다고 본다.
그런 점에서 “시골목사의 느릿느릿 이야기”이라는 책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 책은 시골 강원도 정선에서 20년간 목회하는 박철 목사님이 쓴 책이다.
- 이 책에는 농촌목회를 하며 겪은 에피소드가 곳곳에 소개된다. 한번은 아들 군대 간다고 교부자집사님 집에 심방 갔는데 더운 날씨에 소똥 냄새 나는 집에서 예배를 시작하고 그 집사님을 위해 기도를 시작했는데 갑자기 그 집사님 이름이 생각 나지 않더라는 거다.
- 간신히 주님의 은혜로 이름이 생각나서 기도를 끝마쳤는데, 그 집사님 왈 “제 이름 틀렸어요. 교미자는 제 언니 이름이에요. 세어보니 9번이나 틀리게 불렀어요.” 그래서 화제를 바꿔서 “소는 잘 있냐?” 고 물었는데 그녀는 이렇게 답했다: “한달 전에 소를 다 팔아 한 마리도 없어요.”
- 그런 실수투성이 목사님이지만 20년 넘게 시골목회를 하게 된 데에는 특별한 체험이 있었기 때문이란다.
- 1986년 정선이 첫 목회지인데 가보니 모든 사람들이 성경찬송을 들고만 다니러단다. 그래서 한글학교를 열었다. 그 중 한 학생이 지정자란 분. 그렇게 몇 달 후, 이 분이 병원을 갔는데 글자를 알아보게 되었단다.
- 예전 같으면 진료실이며 주사실이며 어디냐? 고 물어봐야 했는데, “진료실” “주사실” 그 붙여 놓은 글자를 읽을 수 있더란다. 아는 글자란다.그래서 난생처음으로 남의 도움 안 받고 검진을 받고 돌아왔단다. 보건소 마당을 나오는데 얼마나 감격스러운지 눈물이 쏟아지더란다.
- 이게 다 목사님 덕분이라고 생각이 들어 고마운 마음에 그 당시 100원짜리 크림 빵을 사가지고 아내를 찾아와서 감사의 말을 전했단다.
- 그날이 마침 수요일. 저녁 기도회 시간에 가보니 여느 때와 같이 지정자 성도가 제일 앞에 있더란다. 준비찬송을 부르려고 찬송가를 펼치는데 그 지정자 성도와 눈이 마주쳤다고 한다.
- 그런데 그 당시 전도사였던 박철 목사님은 그 순간 전기에 온 몸이 감전된 것처럼 전율 했다고 한다. 그 분이 말하길, “그 때 그 지정자 성도의 얼굴에 비친 예수님의 잔상을 지금도 생생히 기억한다.” 미안한 마음에 교만한 마음에 박목사님도 울었고 그 목회 초년병 때의 깨달음과 체험이 그 어떤 유혹도 이기도 20년간 시골에서만 목회하게 된 힘이 되었다고 한다.
- 지금도 농촌 목회가 힘든데 1980년대 시골에서 목회한다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 어려움을 이길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그 지정자 성도 속에서 만난 예수님이었다고 말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그 한번의 놀라운 체험이 수많은 어려움을 이기고도 감사할 힘이 되어 줄 수 있었다.
- 오늘 본문 1절에서 하나님은 “너희는 위로하라 내 백성을 위로하라”라고 말씀하신다. 시대적으로 그 백성이 어떤 백성이었냐면 70년 간 바벨론 포로생활을 끝내고 즉 노력의 때를 마치고 돌아온 백성이었다. 말이 70년이지 그 안에서 얼마나 힘든 일을 겪었겠는가?
- 므두셀라 증후군이라는 말을 하지 않더라도 그러한 사람들이 힘든 일을 이겨내는 힘도 저는 그렇게 힘든 가운데서도 좋은 일을 기억하고, 좋은 만남을 기억하고 회상하는 데 있다고 본다. 그리고 신앙은 우리에게 이러한 힘을 근본적으로 지속적으로 제공해 준다.
- 다시 말씀드리지만 다음 주면 추석 명절이다. 어떤 분에게는 반가운 사람을 만나는 날일 수 있지만 어떤 분에게는 불편한 사람을 만나는 시간이 될 수 있겠다. 보기 싫은 사람은 안 보기 위해 피하는 게 최상일 수 있다. 하지만, 그 대상이 부모님이고 형제 자매면 그렇게 만은 할 수 없을 것이다.
- 그럴 때 이런 기도를 드려보시라:
- “하나님 저도 오래 살고 싶습니다. 그러니 가능하면 좋은 기억 떠올리게 하시고 거기에 집중하여 현실의 어려움을 이기게 도와주세요. 그래서 저도 므두셀라 969세까지는 아니더라도 제 명이라고 살고 가게 해 주세요.”
- 이것이 이번 추석의 우리 마음, 또 더 확장되어 우리가 이웃을 대하는 마음, 또 이것이 나를 건강하게 만드는 삶의 자세가 되길 바란다.
- 행복한 생각이 여러분의 부정적인 생각을 이기고 더욱 건강해져서 살아 돌아오시는 추석 명절 또 우리의 직장이 되길 축원한다. 아멘
하나님 우리를 사랑하는 모습도 이와 같으리라는 생각을 합니다
. 우리가 가진 부정적인 모습은 뒤로 하고 잘한 한가지만 가지고도 너무나 감사합니다
. 우리에게도 때로 상대방의 장점을 바라보며 좋은 추억만 집중하는 은혜를 주소서
. 그래서 그 사건과 만남이 감사의 힘과 현실을 이기는 밑바탕이 되게 하소서
. 그리하여 위로 받는 자에서 위로하는 자로 서고도 남아 더 많은 이에게 사랑을 전하는 삶을 살게 하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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