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20. 종강 및 퇴임 감사 교수선교회-보여주시는 하나님
신명기 34:1-7
1 모세가 모압 평지에서 느보 산에 올라가 여리고 맞은편 비스가 산꼭대기에 이르매 여호와께서 길르앗 온 땅을 단까지 보이시고 2 또 온 납달리와 에브라임과 므낫세의 땅과 서해까지의 유다 온 땅과 3 네겝과 종려나무의 성읍 여리고 골짜기 평지를 소알까지 보이시고 4 여호와께서 그에게 이르시되 이는 내가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에게 맹세하여 그의 후손에게 주리라 한 땅이라 내가 네 눈으로 보게 하였거니와 너는 그리로 건너가지 못하리라 하시매 5 이에 여호와의 종 모세가 여호와의 말씀대로 모압 땅에서 죽어 6 벳브올 맞은편 모압 땅에 있는 골짜기에 장사되었고 오늘까지 그의 묻힌 곳을 아는 자가 없느니라 7 모세가 죽을 때 나이 백이십 세였으나 그의 눈이 흐리지 아니하였고 기력이 쇠하지 아니하였더라
- 앤 해서웨이(Anne Hathaway)이라는 유명한 배우가 더 유명한 원로 배우 로버트 드 니로(Robert De Niro) 와 인터뷰하는 장면을 본 적 있다. 2015년 드니로의 나이 72세 때 인터뷰다. “지금도 잊지 못하는 대사가 있냐?”는 질문 카드를 뽑아 들었고 그 질문에 로버트 드니로는 답했다. 누군가 자기에게 해 준 말이라면서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이라고 답했다. 그의 표현은 약간 다르지만 바로 킴벌리 컬버거(Kimberly Kirberger)의 시 제목이기도 하다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if I knew then what I know now). 로버트 드니로의 표현이자 컬버거의 시 제목은 반대로 생각해 보면 세월이 지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 깨닫지 못하는 것이 있다는 말도 되겠다.
- 또 한 설교문에서 읽은 것이지만, 고 김남조 시인이 80세 때 기독교 방송 대담 인터뷰 내용 중에 “지금까지 일생을 살면서 언제가 가장 좋았습니까?”라고 물었다고 한다. 그런데 뭐라 답했냐면 “다 좋더라! 젊은 시절은 젊어서 좋고 중년은 중년대로, 노년은 노년이라서 좋다! 그리고 비유하기를“봄은 봄이라서 좋고 여름은 여름이라서 좋고 .....”참고로 김남조 시인은 그런 말을 하고 무려 16년을 더 살고 96세 되던 작년에 돌아가셨다.
- 오늘 본문에는 김남조 시인보다 조금 더 산 분이 나온다: 모세! 잘 알 듯이 그는 이집트에서 이스라엘 백성을 40년에 걸쳐 가나안 땅 입구까지 인도한 사람이다. 그런데 하나님의 뜻에 따라 가나안 땅 들어가기 전에 하나님이 그의 사명을 거두고 데려가신다. 요단강만 건너면 가나안인데 그 서쪽 느보산에 올라가게 하시고 그렇게 소원하던 가나안 땅을 구경만 시켜 주신다. 하나님이 더 험한 꼴 보기 전에 데려 가셨다는 생각을 하기도 하지만 인간적인 서운함이 어찌 없었겠는가? 그러나 그의 리더로서의 역할은 거기까지였다.
- 그런데 그렇다고 그의 사명이 끝난 게 아니다. 오늘 본문에서 하나님이 모세를 위해 한 행동이 반복되는 동사로 나오는데 그게 뭐냐면 “보이시고”이다. 그렇게 보여주신 것은 경험 많은 모세가 그것을 보고 기도하게 하시기 위함이었다고 본다. 이제 은퇴하시는 교수님들에게도 하나님은 더 많이 보여주실 것이다. 그래서 오히려 젊을 때는 모르는 것을 더 많이 알게 하시고 새롭게 펼쳐지는 시간 속에 또 다른 기쁨이 찾아올 것이다. 그렇기에 그 신세계 새로운 기쁨을 혼자만 누리지 마시고, 한부분은 우리 학교와 남은 후배들을 위해 떼어 주시길 바란다.
- 우리 학교 국제처에 계신 K 모 처장님, 한 사석에서 “젊을 때는 은퇴가 때 되면 다 하는 것인 줄 알았는데 지내보니 그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라는 취지의 말씀을 하시더라. 그런 점에서 오늘 특별히 은퇴하시는 분은 정말 큰 일을 하신 것이다. 재직 기간 동안 얼마나 다양한 일들과 고비도 있었겠는가? 잘 넘기고 여기까지 오셨으니 그것 하나만으로도 정말 후배들에게 해 줄 말이 많으신 분들이시다.
- 이제 “모세”처럼 현장에서 뛰는 일은 후배 “여호수아”들에게 물려 주시겠지만, 하나님은 그 대신 더 많은 것을 보고 깨닫을 수 있는 지혜의 시간을 주시리라 믿는다. 그 주신 지혜와 혜안으로 이전에는 몰랐던 기쁨을 누리는 시간이 넘쳐날 것이다. 바라건대 그 시간 속에서 우리 학교를 위해서도 더 많이 기도하고 필요한 지혜로 아낌없이 나눠주길 기대한다.
- 앞으로 모세처럼 하나님이 더 많이 보여주시고 더 많이 깨닫게 해 주실 교수님들의 인생을 축복한다. 모세처럼 눈이 흐리지 않고 기력이 쇠하지 않은 채 새롭게 펼쳐질 기쁨과 활력의 장에서 마음껏 하나님을 찬양하는 시간이 넘쳐나길 축복한다.
그래서 이 김남조 시인의 [편지] 첫 구절이 여러분을 향한 하나님의 표현이자 후배들의 표현이 되길 바란다: “그대만큼 사랑스러운 사람을 본 일이 없다/그대만큼 나를 외롭게 한 이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