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4.16 하나님이 일하신다 (사도행전 12:1-7)
1 그 때에 헤롯 왕이 손을 들어 교회 중에서 몇 사람을 해하려 하여
2 요한의 형제 야고보를 칼로 죽이니
3 유대인들이 이 일을 기뻐하는 것을 보고 베드로도 잡으려 할새 때는 무교절 기간이라
4 잡으매 옥에 가두어 군인 넷씩인 네 패에게 맡겨 지키고 유월절 후에 백성 앞에 끌어 내고자 하더라
5 이에 베드로는 옥에 갇혔고 교회는 그를 위하여 간절히 하나님께 기도하더라
6 헤롯이 잡아 내려고 하는 그 전날 밤에 베드로가 두 군인 틈에서 두 쇠사슬에 매여 누워 자는데 파수꾼들이 문 밖에서 옥을 지키더니
7 홀연히 주의 사자가 나타나매 옥중에 광채가 빛나며 또 베드로의 옆구리를 쳐 깨워 이르되 급히 일어나라 하니 쇠사슬이 그 손에서 벗어지더라
- 아주 오래 전 미국으로 가는 비행기에서 수속을 밟으면서 우연찮게 입양을 가는 아이와 그 아이를 미국 현지에 있는 양부모에게 전달해 주는 역할을 하는 사람을 볼 기회가 있었다. 찾아보니 홀트 아동복지회에서 한때 “에스코트”라고 하여 그런 사람에게 왕복 비행기 항공권을 제공했다고 하는데 지금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프로그램으로 안다.
- 같은 비행기라도 멀리 떨어졌기에 자세히 그리고 시간이 지나 정확한 기억이 아닐 수 있지만 그 아이는 간간이 꽤 많이 울었던 기억이 난다. 뭐 일반적으로 어린 아이니까 당연히 울었겠지만, 감정이입이 되어 그 아이의 울음은 좀 더 남다르게 들렸던 것 같다.
- 이처럼 장거리 비행기를 타거나, 비록 아이지만 사연이 있는 사람이라면 잠을 설치거나 잠을 푹 잘 수 없는 경우가 있을 것 같다. 반대로 아무리 흔들리는 공간이라도 엄마만 있다면 곤하게 잠을 자는 아이도 있을 수 있겠다. 환경보다 신뢰가 더 크게 작용하기에 곤히 잘 수 있는 것 아닐까 한다.
- 오늘 본문은 좀 살벌한 장면으로 시작한다. 그 당시 이스라엘 땅을 지배하고 있던 헤롯에 의해 예수의 제자 중 한 명이었던 야고보가 참수형을 당한다. 그리고 그 사람들은 오늘 본문의 주인공인 베드로도 잡아서 감옥에 처넣었다. 이제 곧 베드로도 야고보의 길을 갈 운명인 것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잡힌 시점이 유대인의 절기라 형집행이 연기되어 생명줄이 잠시 늘어난 상태였다.
- 이 소식을 들은 온 교회 사람들은 기도했다. 그도 그럴 것이 예수님의 수제자라는 사람이 잡혔고 야고보를 죽인 사람들이니 베드로도 죽은 목숨이나 다름이 없었기 때문이다. 여러분이 이런 상황 속에 처한 베드로라면 어떠할까? 쉽게 말해 잠이 오겠나?
- 이번 국회의원 선거를 하면서 극적으로 당선된 후보도 있다고 하는데 뉴스를 통해 들으니 그 후보는 한표라도 더 얻고자 마지막에는 48시간동안 잠을 자지 않고 유세를 마쳤다고 하더라. 표 떨어지는 소리에도 잠을 이기는 형국이다. 그런데 동료가 참수되는 상황에서 베드로에게 잠은 호사가 아니었을까?
- 그러나 그는 잤다. 그냥 잔 것도 아니고 푹 잤다. 보초를 서는 군인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두 군인 틈에서 그리고 쇠사슬에 매인 채로 누워서 자고 있었다고 한다. 오죽 피곤했으면 잤겠냐 하지만, 단지 잠시 잠이 든 차원은 넘어서는 것 같다. 7절의 표현에 의하면 이 잠든 베드로를 구해주러 주의 사자 즉 천사가 왔는데 이 잠든 베드로를 깨우려고 옆구리를 쳤다고 한다. 그러니까 옆구리를 쳐서 잠을 깨울 정도로 푹 주무시고 계신 것이다.내일 목숨이 끊어질 상황에서도 여러 환경이 열악한 상황에서도 이렇게 곤히 잘 수 있던 비결은 무엇일까?
- 이 대목을 놓고 허봉기 목사님은 그의 시집 제목이자 시 제목인 사도가 코고는 소리에서 이렇게 노래한다. 솔직히 이 설교의 아이디어는 바로 이 분의 이 시에서 왔다. 참고로 이분은 제가 지난 계명가족 부활절 연합예배 때 소개했던 그 분이기도 하다.
<사도가 코고는 소리>
(앞부분 생략)
베드로는 예수님이 가장 힘드실 때에 주님을 배반하였다
예수님이 각별히 총애하시던 베드로 야고보 요한 가운데 한 사람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그의 배반은 그만큼 더 가슴 아파진다. 그러나 그는 예수님의 부활이후 전혀 다른 사람이 된다. 한때 발을 헛디뎠던 베드로는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하는 주님의 다시 부르심으로 회복되어서 신앙의 깊은 자리까지 나아간다. 그의 성숙은 먼저 자신을 돌보지 않던 복음전도 사역에 열정에서 나타나지만 동료중의 동료 야고보의 죽음 언저리에서 더 잘 드러난다.
야고보가 잡혀 칼에 죽었다. 사람들은 베드로도 죽이려고 잡아서 감옥에 넣었다. 바로 며칠 전 야고보가 죽은 것을 보면 베드로도 이미 죽은 목숨이었다. 교회가 그를 위해 간절히 기도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은 이런 상황파악에서 나온 행동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정작 베드로 자신은 감옥에서의 첫날 밤에 코를 골며 자고 있다. 뒷날 바울과 실라는 그런 장면에서 기도하고 하나님을 찬미하였다. 어쨌든 베드로가 자고 있다. 그를 구하는 천사가 그를 깨우기 위해 옆구리를 쥐어 박아야 할 만큼 그는 깊이 잠들었다. 사도행전 12장을 읽으면 온통 사도의 코고는 소리뿐이다. 낮에는 저 죽을 줄 모르고 주를 위해 돌아다니다가 밤에는 주님을 믿고 깊은 잠을 잔다. 거기가 목숨을 위협하는 감옥일지라도 나도 야고보처럼 처참한 죽음을 당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잠시 스쳐갔지만 그것은 내 알 바가 아니다. 나는 하나님의 사람 나는 내 할 일을 하고 하나님은 하나님의 일을 하신다.
- 여러분도 잠을 잘 자는 하나님의 사람들이 다 되길 바란다. 개인적으로 계획하고 꿈꾸고 실천한 것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지만 “나는 내 할 일을 하고 하나님은 하나님의 일을 하신다”라는 심정으로 편히 잠을 자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 학교의 여러 계획도 그러할 것이다. 이제 하나님이 일하실 시간을 드려야 한다. 거꾸로 하나님이 일하실 때 여러분은 잠을 자야 하는 것이다. “그것은 내 알 바가 아니다. 나는 하나님의 사람 나는 내 할 일을 하고 하나님은 하나님의 일을 하신다”
- 여러분을 대신해 하나님이 일하실 것을 기대하며 오늘밤 푹 자는 믿음의 식구가 다 되길 축복한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