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4.04 계명가족 부활 축하예배 -다시 살아갑니다 벧전 1:3-4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 하나님을 찬송하리로다 그의 많으신 긍휼대로 예수 그리스도를 죽은 자 가운데서 부활하게 하심으로 말미암아 우리를 거듭나게 하사 산 소망이 있게 하시며 썩지 않고 더럽지 않고 쇠하지 아니하는 유업을 잇게 하시나니 곧 너희를 위하여 하늘에 간직하신 것이라
- 2001년 911 테러 사건으로 3000명 가까운 사람이 목숨을 잃은 가운데 많은 사람이 구조가 되기도 했다. 그런데 그 중에 가장 마지막 생존자로 Genelle Guzman-McMillan (지넬 거즈만-맥밀란)이라는 여성이 있다. 그녀는 64층에서 근무하다가 폭발음을 연속으로 듣고 나서 뒤늦게 비상 계단을 통해 걸어 내려왔다고 한다. 그러다, 13층에 이르렀을 때 건물이 무너지면서 건물 더미에 27시간 파묻혀 있다가 생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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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콘크리트 더미 속에 덮이고 끼어 얼굴과 몸도 움직일 수 없었고 단지 어깨 위로 손 일부만이 콘크리트 바깥으로 움직일 수 있던 상태였다. 그 일이 있기 몇 년 전인1999년에 그녀의 엄마가 암으로 죽자, 그녀는 하나님을 떠났었는데, 그 순간 오히려 그는 엄마가 평소에 하셨던 기도가 생각나 하나님께 회개와 소원의 기도를 드렸다.
- 그렇게 사투를 벌이던 중 그의 머리위로 다가와 그녀의 손을 잡아 준 사람이 있었다고 한다. 폴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그는 그녀의 손을 잡고서는 격려를 해 주었다고 한다. 잔해가 무너지는 소리가 들리고 힘이 빠질 때마다 폴은 손을 꽉 붙잡아주며 조금만 더 견디라고 격려했다. 결국 구조대가 오는 소리를 듣고 폴은 다른 구조대에게 자리를 양보하고 그 자리를 떴다고 한다.
- 그녀는 그렇게 폴과 대화를 나누며 생존의 사투를 벌이면서, 살아나가면 3가지를 실천하겠다고 결심했다고 한다. 하나는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며 소홀했던 신앙을 뉘우치고 세례를 받아야겠다. 두번째는 사랑하는 애인과 결혼 해야겠다. 그리고 마지막 세번째는 이 폴을 찾아 특별한 감사를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 지넬은 앞의 두가지는 실천했다고 한다. 뉴욕 Brooklyn Tabernacle 교회에서 세례를 받고 제대로 신앙생활을 다시 시작했고, 애인 Roger와 결혼을 했다. 그런데 마지막 세번째 폴은 찾을 수 없었다고 한다. 구조하러 온 소방대원의 증언에 따르면 구조 당시 지넬 외에 누구도 없었다고 하고, 그 구조팀에도 폴이라는 사람은 없었다고 한다.
- 폴은 누굴까? 그는 그의 교회 목사님과 대화를 통해 깨달았다고 한다. 하나님이 그에게 보내준 천사와 같은 존재였다. 그는 이 사건을 바탕으로 Angel in the Rubble(콘크리트 잔해 속의 천사)라는 책을 발간하기도 하였다. 그는 20여년이 지난 지금도 자신의 그 경험은 운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라고 고백하며 하나님 볼 때 더 나은 삶을 살고자, 노력하며 지내고 있다고 한다.
- 오늘 본문 말씀 3절은 우리에게 이렇게 말씀하신다: “예수 그리스도를 죽은 자 가운데서 부활하게 하심으로 말미암아 우리를 거듭나게 하사 산 소망이 있게 하시며”
- 아마 지넬의 사건도 이러한 말씀의 한 예가 되지 않을까 한다. 그녀가 한 것은 살려고 손을 뻗은 것이고 살려고 안 하던 기도를 한 것뿐인데 그 연약하고 어떻게 보면 치사한 기도에 하나님은 응답하시고 그에게 새생명을 허락하셨다고 하겠다. 하나님의 사랑으로, 폴이라는 성령의 도우심으로 그는 죽음의 어둠을 이기고 살아날 수 있었던 것이다. 정말 죽다 살아났고 그로 인해 그는 새 소망을 갖고 살게 되었다는 것이다.
- 부활의 주님을 믿고 산다는 것은 비록 지넬처럼 극적인 체험의 결과가 아니더라도 나를 살려 주시고 새소망을 갖게 하신 하나님을 찬양하며 사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또 더 나아가 비록 이 세상이 아니더라도, 내 시간과 다르더라도 영원한 기업을 주실 것이라는 것을 믿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 고백이 바로 오늘 본문 4절의 말씀이라고 생각한다: “썩지 않고 더럽지 않고 쇠하지 아니하는 유업을 잇게 하시니 곧 너희를 위하여 하늘에 간직하신 것이라”
- 지금은 은퇴하셨지만 많은 사람들이 존경하는 분으로 미국 뉴저지 찬양교회를 담임하셨던 허봉기 목사님이라는 분이 계신다. 그 분은 2015년 주일 새벽에 괴한의 칼에 23살이었던 자신의 딸 “예내” 양을 잃었다. 그분은 그 소식을 주일예배 중에 들었고 그럼에도 끝까지 설교를 마쳤다고 한다. 그런데 마침 그날 설교 제목은 “천국이 가까이 왔으니”였다고 한다. 그 목사님은 그후 한 영상 메시지를 통해 시적인 표현으로 “나는 이제 아들을 잃으신 적이 있는 같은 처지의 하나님을 믿는다”라고 고백하기도 했다.
- 실존적으로 하나님이 아들을 십자가에 달려 죽게 하시는 것이 얼마나 큰 아픔이었을 것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는 표현이리라 생각된다.동시에 그 아픔을 이길 힘 역시 하나님의 위로였고 하나님이 주시는 부활의 소망이었다고 하겠다.
- 이처럼 부활은 인류를 살리기 위한 하나님의 크나큰 사랑의 결과였으며, 이 사건으로 인해 온 인류는 소망과 기쁨 가운데 살아가는 힘을 얻게 된 것이다. 오늘 본문을 빗대어 표현하자면 부활의 사건은 우리를 거듭나게 하사 산 소망이 있게 하시기 위함이고 썩지 않고 없어지지 않을 유업 즉 유산 하늘에 쌓일 유산을 물려받게 하기 위함이라고 하겠다.
- 며칠전에 아내가 카카오 톡으로 이모티콘을 선물해줬다. “고마운 당신에게 이 상을 수여합니다” 그러면서 미니 이모티콘 3종 세트를 보내줬다. 그래서 제가 농담이지만 한치의 주저함 없이 이렇게 답했다 : “돈으로 주세요.”
- 혹시, 하나님께서 부활의 사건을 통해 우리에게 하늘에 쌓일 영원한 유산을 주셨다고 하면 저처럼 고맙기는 하지만 기왕이면 하늘에 쌓일 유산보다 이 땅에 살아있는 동안의 돈이 더 좋다고 하실 분이 있을 지 모르겠다.
- 물론 하나님은 사랑하는 게 본업이시라 그것 마저도 허락해 줄 수 있겠지만 부활 신앙을 가진 그리스도인이라면 최소한 하늘에 쌓일 영원한 유업을 이 땅의 돈과 바꾸는 우는 범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 앞서 소개한 허봉기 목사님은 훌륭한 시인이기도 하시다. 그분의 시 중의 하나이다:
- 지혜로운 사람은/ 지나가 버리는 것, 일시적인 것을 가지고/ 영원한 것을 장만한다.
어리석은 사람은 영원한 것을 희생하여/ 닳아지는 것, 지나가는 것을 산다.
인생이란/ 목숨이 지나가는 동안/ 지나가는 것들을 써서/ 지나가지 않는 나라에/
지나가지 않는 것들을 쌓는 일이다/ 지나가는 것과 영원한 것을 분별하는/ 밝은 눈이 필요한 때다.
- 부활의 기쁨을 나누며 축하하는 이 시간, 부활을 통해 우리에게 거듭난 비전과 산 소망과 하늘의 영원한 유업을 주신 하나님을 찬양하길 소원한다. 여러분 모두 하나님께 여러분의 손을 내어 맡기고 하나님 주신 소망과 유산으로 멋지고 신나게 그리고 감사하며 살아가는 인생 되길 축원한다. am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