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일 아침기도회-reset 요한복음 11:25-26
25 예수께서 이르시되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자는 죽어도 살겠고26 무릇 살아서 나를 믿는 자는 영원히 죽지 아니하리니 이것을 네가 믿느냐
- 예수 부활하셨다. Happy Easter/ Christos Anesti/Alithos Anesti
- 부활절은 예수님이 인류의 죄를 대속하고자 십자가에 달려 죽이시고 그 어둠에 머물지 않고 다시 살아나시므로 우리에게 다시 살 수 있다는 소망을 부여하신 절기다. 온 인류에게 희망을 선사하신 매우 기쁜 날이라고 할 수 있다.
- 그래서일까? 지구상 나라 중에 부활절 다음날인 월요일을 Easter Monday 라고 하여 공휴일로 지내는 나라가 생각보다 많다: 116개국에서 부활절 다음날인 월요일을 공휴일로 보낸다. 그런 나라 중에는 유럽의 많은 나라가 속하며 호주 뉴질랜드, 러시아 등이 있고 가깝게는 홍콩도 부활절후 월요일을 공휴일로 지킨다고 한다. 또 이들 나라 중에서는 부활절 전후로 수일을 쉬기도 한다.
- 미국의 경우도, 공휴일은 아니지만 학교 등에서 Easter Break라고 하여 약 1주일간 짧은 방학을 갖는다. 개인적인 경험을 말씀드려 죄송한데 저는 1월 겨울학기로 미국에 입학하여 공부를 시작했다. 안 들리는 건 둘째 치고 엄청난 리딩 양에 버거워했다. 그렇게 정신없이 약 2달 정도 보내니 정말 “정””신”이 없어졌다.
- 그러던 중 약 1주일 간의 부활절 휴가가 다가왔다. 그 일주일은 낯선 땅에서 낯선 말로 공부하느라 지친 제가 다시 정비하고 못다 읽은 책을 읽으며 다시 출발하는 데에 너무나 귀한 시간이었다. 정말 말 그대로 부활 다시 활기를 되찾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 부활은 resurrection이라고도 부르는데 그 의미상에는 다시 일어남을 뜻한다. 너무나 피곤한 하루를 보내고 그날 기절하듯 잠을 자고 나면 그 다음날 다시 원기가 회복되는 것을 경험한다. 그런 다시 시작, 새로움이 부활의 느낌이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구 교회에서는 주로 부활절에 He is risen He has risen 하고 인사를 주고받기도 하는데 그 말 그대로 직역하면 예수님이 일어나셨다는 뜻도 되겠다.
- 그런 점에서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다는 뜻으로 너무 거창하게 무겁게 그리고 종교적으로 나와 먼 이야기로 부활을 생각하지 않아도 좋다. 부활은 예수님이 그랬듯, 우리도 다시 일어나는 날이고 원기를 회복하는 날이다. 밀렸던 공부를 보충하고, 놓쳤던 생각을 다시 새롭게 하는 시즌 말 그대로 새롭게 리셋(reset)하는 절기가 부활절이라고 생각해도 좋겠다. 이런 Reset의 모습이 바로 기독교의 출발이었고 기독교의 여전히 힘이다. 인간사에서 우리가 놓쳤던 것을 다시 붙잡고 회복하는 것이 기독교의 목표이기도 한 것이다.
- 한국교회 초기에도 이러한 reset의 역사가 있었다. 한국초대교회역사를 전공하신 이덕주 교수님의 글에 따르면 한국 최초의 목사는 머슴출신이었다. 1901년 5월 14일에 서울 정동교회에서 처음으로 감리교 목사안수식이 있었고 김창식과 김기범이 최초의 한국인 목사가 되었는데 김창식은 수많은 양반 교인을 뒤로하고 머슴으로서 한국 최초의 목사가 되었다. 양반과 평민은 예수 안에서 만나고 화해하는 일이 생겼다. 계급보다 신앙, 출신보다 사람이 우선이라는 혁신적인 사고의 결과가 아닐 수 없었다.
- 1890년대 후반 강화도에서도 예수로 인해 파격적인 역사가 있었다. 예수를 믿는다는 것은 옛사람이 죽고 새사람이 되는 것이라고 믿는다. 그에 따라 새사람이니 새이름을 지어어 한다고 고백한다. 그래서 가톨릭에서는 세례명을 쓰는 것인데 강화도 지역 교회에서는 이런 영어식 이름 대신에 한국의 전통적인 “돌림자” 작명법을 따르면서도 기독교의 정신을 살린 역사가 있다.
- 그러니까 예수를 믿음으로 그리스도 안에서 한 형제자매가 되었고 이 마을에서 처음 믿었다고 보고 “한 일(一)”자로 모든 교인들의 돌림자를 통일해서 쓰기로 했다. 그리고 성경 정신에 어울리는 믿을 신, 사랑 애, 은혜 은, 충성 충 등의 글자를 종이 쪽지에 써서 주머니 넣고 뽑기를 했다.
- 그래서 강화도 홍의교회 교인들의 이름은 이러했다: 박능일, 권신일, 권인일, 권혜일, 김경일, 김부일, 종순일…. 이들의 전도로 강화도 전역에 복음과 함께 개명운동이 확산되었고 일자 돌림 교인 외에도 신자 돌림 교인들도 많아졌고 권신일 권충일 등 아버지와 아들 이름도 항렬이 무시되어 개명되었다. 이들은 마침 실용성을 위해 흰옷대신 검은 옷을 주로 입었는데 여기서 기인하여 동네 사람들은 이 교인들을 개 같이 항렬도 무시한 쌍놈들이라 하여 “검은개”라고 불렀다고 한다.
- 기독교에서는 이들의 신앙을 부활의 신앙이라고 부를 수 있다고 본다. 누구도 죽음을 이길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죽음을 이겼던 사건이 부활의 사건이었던 것처럼, 누구도 인간이 부활할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예수를 통해 부활할 수 있게 된 놀라운 신비처럼, 부활 신앙이란 다름 아닌 기존의 것을 뒤로하고 새롭게 태어나며 새로운 결단을 하는 신앙을 일컫는 것이기 때문이다.
- 부활의 절기를 맞아 이렇게 새롭게 세팅하는 소위 reset의 자세는 여전히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자세가 아닐까 생각한다. 하나님이 인간의 몸으로 죽음을 이기고 다시 살아나심으로 인간의 상식과 고정관념을 하나님께서는 reset 시킨 것처럼 부활의 날을 맞아 우리도 새롭게 태어나서 새로운 기대를 갖고 새로운 세상을 위해 나아가길 축원한다. am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