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 나를 일깨우는 상징
마태복음 26:31-35
31 그 때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오늘 밤에 너희가 다 나를 버리리라 기록된 바 내가 목자를 치리니 양의 떼가 흩어지리라 하였느니라 32 그러나 내가 살아난 후에 너희보다 먼저 갈릴리로 가리라 33 베드로가 대답하여 이르되 모두 주를 버릴지라도 나는 결코 버리지 않겠나이다 34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오늘 밤 닭 울기 전에 네가 세 번 나를 부인하리라 35 베드로가 이르되 내가 주와 함께 죽을지언정 주를 부인하지 않겠나이다 하고 모든 제자도 그와 같이 말하니라
- 이민사회에서는 자신들이 미국에 처음 와서 적응하면서 겪었던 에피소드를 어렵지 않게 들을 기회가 많다. 한번은 자동차 네비게이션도 보편화되지 않았던 시절에 영어도 잘 모르지만 열정 하나로 미국으로 이민을 가셔서 정착한 분에 관한 이야기를 간접적으로 들은 적 있다.
- 그 분이 자기 집으로 지인을 초대하셨나 보다. 당연히 미국은 땅이 넓어서 차를 타고 가야하기에 길을 안내해 주어야 하기에 도로 숫자를 알려 주었다고 한다. 그러니까 “1번 도로 타다가 2번 도로로 좌회전” 뭐 이런 식으로 길을 안내해 준다고 생각하면 되겠다.
- 그런데 그분이 자기 집으로 오는 길을 소개해 주는데 도로 숫자가 너무 자주 그리고 비슷한 숫자로 바뀌더란다. 예를 들어 20번 도로를 타다가 30번 도로로 그러다 40번 도로 그러다 다시 20번 도로 또 그러다 30번 도로로 또 그러다가 다시 20번 도로를 타라는 식이었다. 알고 봤더니 그 20, 30, 40 숫자는 도로 숫자가 아니라 speed limit 그러니까 속도제한 표지판이었다는 거다.
- 그 분은 speed limit이라는 글자도 모르는 정도였지만 열정 하나로 미국 땅에 정착했던 것이라고 하겠다. 어떤 분은 차에다 나침반을 달아놓고 동서남북 방향만 믿고 운전을 하셨다는 분도 있었다.
- 설마 하겠지만, 정말 그렇게 열정 하나로 남의 나라 땅에 정착하여 살게 되신 분 꽤 있다. 정말 대단한 한국인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 분들에게 속도제한 20, 30, 40이라는 숫자는 자신의 갈 길을 안내하는 상징이었고 나침반은 영어표지판 대신 그들의 갈 길을 안내해 주는 상징이자 기준이 되었다고 하겠다.
- 그런데 기독교의 역사도 알고 보면 이처럼 글자를 모르는 많은 사람들과 함께하면서 발전한 역사라고 할 수 있다. 일반 평민들의 문맹률은 매우 높아서 수천년 전부터 종교지도자들은 성경의 이야기를 주로 그림이나 조각 등으로 많이 표시하여 알려줬다.
- 실제로 종교개혁이 일어난 16세기가 되어서야 성경이 모국어로 번역되고 모국어로 예배나 미사가 이뤄줬다. 그래서 유럽 기독교 국가에 많이 남아있는 성화나 조각 등도 이러한 문맹률과도 연관이 깊다고 하겠다.
- 그런 상징 중에 보통 성당 꼭대기에 풍향계 같은 곳에 달려 있는 “닭”을 빼 놓을 수 없다. 이 닭의 상징은 바로 오늘 성경에 나오는 닭과 깊은 연관이 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시기 전 가장 아끼던 제자에게 한 예언이 바로 닭이 울기전에 나를 모른다고 3번이나 부인할 것이라는 말이었다.
- 베드로는 절대 그럴 일이 없다고 확신에 차서 말했지만, 정말 베드로는 나중에 거의 그 이상의 강도로 거의 저주를 하면서 예수를 모른다고 부인했다. 닭소리에 그는 예수님의 예언을 떠 올렸고 크게 뉘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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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은 그 후 새벽을 알리듯 날씨를 알리는 역할과 함께 이 베드로의 흑역사의 의미를 담고 성당 등에서 널리 사용되게 되었다. 베드로처럼 많은 사람들에게 “네 연약함을 인정하고 깨어 있으라” 라는 메시지를 보여준다.
- 이번 주는 기독교에서 고난주간이라는 특별한 절기로 보낸다. 그런 시간은 우리로 하여금 우리도 베드로와 같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함이라는 생각을 한다. “네 연약함을 인정하고 깨어 있으라”
- 여러분 가운데에는 저보다 더 인생의 깊이가 길이가 깊고 더 긴 분이 많으실 텐데 알고 보면 여러분도 여러분의 연약함을 알고 조심하면서 깨어 있었기에 여기에까지 오신 분들이 아닐까 한다. 반대로 말하자면 여러분은 여기까지 오면서 주변에 ‘참 좋은 사람인데 재주가 많은 사람인데 실수로 무너져 버린 사람’을 많이 봐 오셨으리라 생각한다.
- 수천년간 저 성당 위에 높이 달려 바람에 따라 흔들리는 닭의 상징은 여전히 변함없이 우리 인간에게 지혜 아닌 지혜를 온 몸으로 온 상징으로 보여주고 알려주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네 연약함을 인정하고 깨어 있으라! 잠에 취해 있지 말고 새벽을 깨우라!
- 기독교에선 하나님께 도우심을 구하며 하나님과 동행할 때에만 우리의 연약함은 극복되고 실수로 무너지지 않게 된다는 가르쳐주고 있다.그런 점에서, 이번주간만이라도 혹시 새벽에 잠이 깨거든 그리고 연약함이 느껴지거든 가까운 교회에 한번 나가보는 것을 권한다.
- 혹시 다른 교회 쑥스러운 분은 계명대학교 대학교회에 가보는 것도 권장한다. 감사하게도 마침 내일부터 토요일까지 4일간 새벽 6시 중 예배실에서 새벽기도회를 한다고 한다.
- 아무쪼록 베드로와 같이 제 아무리 신이라고 할 예수님과 3년을 붙어 다녀도 자기 목숨 때문에 예수를 저주하면서 부인하는 것이 인간이고 “나”라는 존재라는 것을 기억하고 그 연약함을 회개하면서 잠시나마 묵상하며 한 주를 보내는 저와 여러분이 되길 바란다. Am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