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그 때에 베드로가 나아와 이르되 주여 형제가 내게 죄를 범하면 몇 번이나 용서하여 주리이까 일곱 번까지 하오리이까 22 예수께서 이르시되 네게 이르노니 일곱 번뿐 아니라 일곱 번을 일흔 번까지라도 할지니라 23 그러므로 천국은 그 종들과 결산하려 하던 어떤 임금과 같으니 24 결산할 때에 만 5)달란트 빚진 자 하나를 데려오매 25 갚을 것이 없는지라 주인이 명하여 그 몸과 아내와 자식들과 모든 소유를 다 팔아 갚게 하라 하니 26 그 종이 엎드려 절하며 이르되 내게 참으소서 다 갚으리이다 하거늘 27 그 종의 주인이 불쌍히 여겨 놓아 보내며 그 빚을 탕감하여 주었더니 28 그 종이 나가서 자기에게 백 6)데나리온 빚진 동료 한 사람을 만나 붙들어 목을 잡고 이르되 빚을 갚으라 하매 29 그 동료가 엎드려 간구하여 이르되 나에게 참아 주소서 갚으리이다 하되 30 허락하지 아니하고 이에 가서 그가 빚을 갚도록 옥에 가두거늘 31 그 동료들이 그것을 보고 몹시 딱하게 여겨 주인에게 가서 그 일을 다 알리니 32 이에 주인이 그를 불러다가 말하되 악한 종아 네가 빌기에 내가 네 빚을 전부 탕감하여 주었거늘 33 내가 너를 불쌍히 여김과 같이 너도 네 동료를 불쌍히 여김이 마땅하지 아니하냐 하고 34 주인이 노하여 그 빚을 다 갚도록 그를 옥졸들에게 넘기니라 35 너희가 각각 마음으로부터 형제를 용서하지 아니하면 나의 하늘 아버지께서도 너희에게 이와 같이 하시리라
미국에서 초등학교 저학년이 아이들이 산수를 배우는 걸 도와준 적이 있다. 그런데 다는 아니지만 덧셈 뺄셈을 쉽게 알려 주기 위해서 사용하는 수단이 돈이었다. 뭐 몇 달러 몇 센트 물건을 사기 위해 몇 달러를 지불하면 얼마를 받아야 하나 그러면서 동전이나 달러까지 그려놓고 덧셈 뺄셈을 배우는 걸 본 적이 있다.
그걸 보면서 역시 자본주의 사회답다는 생각을 했다. 돈이 달린 문제니 어린아이도 눈을 부릅뜨고 덧셈 뺄셈을 배울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유교적 정서가 강했던 예전과 달리 이제 한국 사회도 미국에 뒤지지 않게 돈을 솔직하게 강조하는 이야기하는 사회가 되었다는 생각을 한다.
오늘 본문 마침 우리의 주요 관심사인 돈 이야기가 있다. 먼저 여러분에게 여쭤보고 싶은 질문이 있다. 얼마나 많은 돈을 벌거나 가지면 여유와 만족 그리고 거기서 오는 이웃에 대한 너그러운 사랑이 샘 솟을까?
올초 1월에 40대 여성이 지하 주차장에서 주차해 놓은 롤스로이스 차와 접촉사고를 일으켰다. 그 주인에게 연락을 했는데 그 주인이 바로 김민종이라는 연예인이었고 오히려 그는 괜찮다고 그러며 그녀를 안심시켜줬다고 해 화제가 된 적 있다. 기사를 보니 그 차는 예상대로 비싸서 3억에서 5억을 하고 심지어 바퀴 하나가 1800만원에 이른다고 한다.
여러분도 롤스로이스 차를 탈 정도의 재력을 갖거나 하면 저렇게 용서하는 마음이 쏟아 날까? 타 본 적이 없어서 알 길이 없다.
그럼 약간 초점을 바꾸어 빚도 재산이고 능력이라고 하는데 여러분이 얼마만큼의 빚을 탕감 받으면 다른 사람에게 받을 돈마저 안 받겠다고 하며 용서해 줄 마음이 생길까?
어떤 사람이 계속하여 돈을 꿨다. 요즘 트렌드로 마이너스 통장을 썼다고 하자. 얼마쯤 쓰다가 보니 주인에게 은행에서 연락이 왔다: 이제 그만 쓰고 돈을 갚으라고. 얼마나 썼냐 하면, 좀 세게 나가 보겠다. 롤스로이스가 5억이라고 했는데 그것의 한 만 배 되는 5조원을 썼다. 50억도 아니고 500억도 아니고 5조다. 이걸 어떻게 갚나?
그런데 놀랍게도 주인이 은행이 그 돈을 탕감해 줬다. 앞으로 잘 살라 그러면서 용서해줬다. 500억도 아니고 5조를 탕감받은 거다. 놀라지 않을 줄 알았다. 이렇게 눈 하나 깜빡 안 할 줄 알았다. 참고로 작년에 삼성전자의 순이익이 6조 5천억원이었다. 그러니까 삼성이 한해 벌어들인 돈만큼이나 빚을 탕감해 준 것이다.
오늘 성경 본문에 한 종이 주인에게 만 달란트 빚을 졌다고 소개한다. 1달란트는 6000데나리온에 해당하는 금액인데 1 데나리온은 노동자가 하루 일하고 받는 금액이다. 그러니까 6000데나리온은 6000일 그러니까 약 16년간 일해야 벌 수 있는 돈이다.
요즘 하루 일당을 7만원 정도로 생각해 보면 6000 데나리온은 4억 2천에 해당하는데 만 달란트라고 했으니 그 돈은 4조가 넘는 돈이다. 일당을 10만원으로 치면 6조에 해당하는 그 큰 돈을 탕감 받은 것이다. 롤스로이스에 비교가 안 되는 엄청난 금액 아닌가?
그렇게 놀라운 용서를 받고 주인한테 감사하다는 절을 아마 수백번은 더하고 길을 나섰는데 나오는 길에 우연히도 자기에게 돈 빌려갔다가 안 갚은 사람이 눈에 들어왔다.그 놈을 보자마자 목을 잡고 외쳤다: “내 돈 갚아라 이 놈아”
여러분도 돈 빌려줬다가 연락 끊고 도망친 놈이 있는가? 그 놈만 생각하면 자다가도 화가 날 수 있을 지 모르겠다. 그런데 4조~6조나 되는 돈을 탕감 받고 나오는 길인데 그렇게 목을 잡고 돈 내노라고 할 정도면 얼마나 큰 빚을 진 사람일까?
성경에 의하면 그 놈은 100 데나리온 빚을 졌다고 한다.아까 1 데나리온이 하루 일당이라고 했으니 7만원으로 계산하면 700만원, 10만원으로 계산하면 1천만원 빚진 놈이었다.4조 탕감 받고 나온 사람이 많아야 1천만원 빚진 사람을 보고 눈이 돌아갔다는 이야기다. 결국 4조를 탕감해 줬던 주인은 그 이야기를 들은 후 없던 것으로 하고 그 사람을 감옥에 처넣었다는 이야기다.
우리가 상상할 수 있듯이 이 성경 이야기의 핵심 주제는 우리가 받은 용서의 크기가 얼마나 큰 지 깨닫고 우리가 용서받은 만큼 남을 용서하라는 것이다. 하나님이 우리를 향한 용서의 크기가 4조원이라면 우리가 용서 못하는 대상의 크기는 700만원이라는 말씀도 된다.더 나아가 용서는 “희생”이라는 단어로 바꿔 본다면, 하나님이 나를 대신해서 돌아가시면서까치 희생하셨는데 그 가치가 최소 4조는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 덧붙여 돈이라는 속물의 수단을 통해서 이런 생각도 해 볼 수 있겠다. 하나님이 용서한 한 사람 한사람의 값도 최소한 4조는 되겠다.내 옆에 앉은 이 사람, 이 보잘 것 없는 사람도, 하나님이 그를 위해 최소한 4조원 값어치를 대신 지불하신 존재라는 거다.
그런데 우리는 나의 가치나 상대방의 가치는 생각도 못하고 내가 받을 돈 700만원 때문에 그 존재의 목을 잡는다. 거꾸로 아니 그렇기에 용서가 얼마나 쉽지 않을 수 있는가를 보여준다는 생각마저 한다.
그리고 이처럼 우리가, 우리 자신과 가치 타인의 가치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용서가 쉽지 않다는 것을 알아갈수록 더욱 하나님을 의지하고 기도하게 된다.
기독교에서는 지금 사순절이라고 하여 그리스도의 희생을 묵상하며 부활절을 기다리는 절기를 보낸다. 하나님이 나를 비롯한 각 사람을 향한 용서의 가치가 4조원은 넘는다고 생각한다. 동시에 그럼에도 700만원도 용서 못하고 목을 잡는 나의 죄된 옹졸함, 그리고 용서의 어려움을 느낄수록 더욱 머리 숙이며 기도하는 시간을 가지게 된다.
그런 시간이 여러분에게 더욱 많아질수록 4조원을 탕감 받은 여러분의 모습은 더욱 빛을 발하게 될 것이다.자신의 가치와 동시에 역으로 자신의 연약함을 인정하며 하나님의 도우심을 간구하며 살아야 하는 존재가 되길 축원한다. Am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