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레미야 33:2-3 생각하는 갈대, 기도하는 갈대
2 일을 행하시는 여호와, 그것을 만들며 성취하시는 여호와, 그의 이름을 여호와라 하는 이가 이와 같이 이르시도다
3 너는 내게 부르짖으라 내가 네게 응답하겠고 네가 알지 못하는 크고 은밀한 일을 네게 보이리라
- 프랑스 사상가 파스칼은 그의 책 팡세에서 우리가 익히 들어 알고 있는 유명한 말을 한다: "인간은 자연 가운데서 가장 약한 하나의갈대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것은 생각하는 갈대이다.”
- 해석에 의하면 그의 이 고백은 성경의 표현에서 기인했다고 한다.성경에서 인간을 빗대어 “상한 갈대”라는 표현을 쓰기 때문이다.
- 물론 어떤 분은 갈대 그러면 “여자의 마음은 갈대와 같아서 이리저리 흔들린다오”라는 가사로 시작되는 오페라 리골레토(Rigoletto)에 나오는 [곡 여자의 마음](La donna e mobile)을 떠올릴 수 있겠다. 또 어떤 분은 갈대 그러면 장윤정 가수의 “어머나” 노래를 읊조릴 수도 있다: 어머나 어머나 이러지 마세요. 여자의 마음은 갈대랍니다~~
- 같은 갈대지만 강조점이 달라 좀 정리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여자의 마음이 갈대라고 할 때의 갈대는 사람의 마음이 그만큼 잘 흔들린다는 것을 비유하기 위한 것이라면 파스칼이나 성경에서 말하는 갈대는 조금만 잘못하면 부러지기 쉬운 인간의 연약함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하겠다.
- 파스칼의 말을 조금 더 소개하면 이렇다: “사람은 갈대보다 약하다. 한방울의 독으로도 간단하게 죽여버릴 수 있다. 그러나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다. 인간은 자기를 죽이는 어떤 존재보다 더 위대하다. 왜냐하면 인간은 자기가 죽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 인간은 나약하지만 그 나약함을 이기는 사고의 능력을 가지고 태어났고 그 자의식으로 강한 존재를 이겨낼 수 있다는 말이 되겠다.
- 실제로 생물학적으로 다른 동물들과 비교해 보면 인간이 얼마나 약한 존재인지 깨닫게 된다. 말과 소, 기린, 코끼리 같은 동물은 단태 동물이라고 하여 보통 새끼를 베면 1마리씩 베고 낳는다고 한다. 그리고 그 새끼들은 태어나자 마자 눈과 귀도 잘 발달되어 있어서 수시간만에 어미를 따라 걸어서 이동이 가능하다고 한다.
- 개나 고양이들은 여러마리를 한번에 낳는데 그것들은 인간의 아기처럼 연약해 보인다. 눈도 못뜨고 힘도 없다. 그래도 인간보다는 낫다. 그들은 후각을 이용해서 엄마 젖까지 기어갈 정도의 능력은 갖고 태어나기 때문이다.
- 그에 비해 아기는 연약하기 그지없다. 걷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후각으로 엄마를 찾아 기어갈 능력마저도 신생아에게는 없기 때문이다.
- 그러나 하나님은 인간에게 생각하는 능력을 주셨고, 철학적 사고를 가능하게 하셨다. 그리하여 그 능력으로 동물을 지배하며 살 수 있게 하셨다.
- 이제 2024학년도 1학기가 시작되었다.
- 모든 부분에서 다 완벽하면 좋겠지만 외부에서 볼 때 그리고 객관적인 데이터 등으로 가늠할 때 여러분의 실존이나 상황 여러분의 현주소가 갈대처럼 불안하고 연약해 보이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
- 정말 약육강식 같은 현대사회를 살면서 걱정이 생길 수 있다. 그러나 여러분은 생각하는 능력, 그것도 같이 생각하고 고민하는 동료가 있다.집단 지성의 힘을 공유하는 분들이라는 것을 기억하시길 바란다. 그리하여 이번 학기 혹 만나게 될 물리적 어려움, 현실적 난관을 잘 이겨 나갈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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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거기에 덧붙여 그럼에도 인간이 할 수 없는 상황도 있음을 발견하고 인정하여 “기도하는 갈대”가 되길 더불어 바래본다.
- 지난 학기 우리학교 축제 때 왔던 가수 이승윤의 아버지가 이재철 목사님이라는 분인데 그분의 책 [새신자반]에 당신의 둘째아들 승국이가 강남YMCA 건물 2층에서 떨어졌던 일을 소개하고 있다.
- 영동세브란스병원 응급실에 데려갔다. 아이의 양 턱뼈가 부러지고 아래턱, 입술, 잇몸이 찢어졌다는 진단이 나왔다고 한다. 출혈이 심해서 아랫 턱과 입술 그리고 잇몸을 꿰매는 응급 수슬을 받아야만 했다고 한다. 그런데 아이에게 마취를 할 수 없었다고 한다. 높은 곳에서 떨어졌기에 혹 뇌에 충격을 받았을 경우 마취에서 깨어나지 못할 수 있었기 때문이란다.
결국 마취없이 목사님을 포함한 장정 3명이 아이의 머리, 몸통 등을 온 힘을 다해 움켜잡았다. 마취없이 수술 받는 아이가 움직이지 못하게 하기 위함이었다. 그 책 표현 그대로 하자면, “바늘이 맨살을 꿰뚫을 때마다 아이의 몸이 마치 도마 위 생선처럼 튀었”다고 한다.
- 그렇게 사랑한다고 말해주던 아들이었지만, 아버지로서 그 때 해 줄 수 있는 것은 머리에 피멍이 들도록 온 힘을 다해 붙잡고 있는 것밖에 없었다고 한다.
- 아마 이 일화를 들으면서 “정말 그 방법밖에 없었나” 또는 1990년대니까 그렇지 지금은 의술이 발달해서 낫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하실 분이 있을지 모르겠다. 그럴지 모르겠다. 그러나 그 생각은 바로, 인간의 사고나 지식은 결국 그 시대에 축적된 기술이나 사고를 뛰어넘지 못한다는 생각을 오히려 하게 만든다고 본다.
- 우리는 다른 동물과 달리 생각할 수 있고, 그래서 지식을 축적할 수 있고 기술을 발달시킬 수 있다. 그러나 언제나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과 공간 그리고 주어진 정보에서 생각하는 한계적 존재라는 생각을 안 할 수 없다.
- 그렇기에 저는 우리가 기도하는 갈대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번 학기 치열한 생각과 고민을 통해 저는 우리학교가 진일보하며 많은 성과를 이룰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 그러나 그럼에도 인간의 한계가 있음을 기억하고 하나님께 기도하며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지혜를 얻기를 바란다. 지난 개강 채플 때 소개했던 아브라함 링컨의 말을 다시 한번 소개하길 원한다: “나는 어려울 때마다 무릎을 꿇고 기도한다. 나는 충분한 지혜가 없지만 기도하고 나면 특별한 지혜가 머리에 떠오르곤다”
- 오늘 본문 말씀도 동일하게 말씀한다: 너는 내게 부르짖으라 내가 네게 응답하겠고 네가 알지 못하는 크고 은밀한 일을 네게 보이리라! 이번 학기 혹 우리가 만날 어떤 물리적 장벽도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생각의 능력으로 잘 이겨 나가길 기도한다.
- 더불어 기도하는 갈대가 되어 하나님이 주시는 응답과 지혜로 기적 아닌 기적을 만들어가는 우리 모두가 되길 축원한다. 아멘
하나님 감사합니다.
우리에게 2024년 1학기를 허락하여 주시니 감사합니다.
이번 학기도 저희들에게 지혜와 건강을 주셔서 한학기 동안 경주를 해 나가는 데 지치거나 무너지지 않게 하여 주시옵소서. 또한 우리에게 축적된 지시과 경험 생각과 나눔, 계획함을 통해 현실의 문제를 잘 해결해 나가게 하여 주시옵소서. 그러나 거기에 더해 기도할 수 있는 갈대가 되게 하여 주소서. 무릎 꿇는 갈대가 되게하여 주소서. 그리하여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응답과 지혜로 능히 진보하여 나아가며 하나님의 뜻을 실천하는 저희들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감사합니다.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