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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31. 아침기도회-달리다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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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목실 2023-12-26 12:52

달리다굼

마가복음 5:36-43
  • 예수께서 그 하는 말을 곁에서 들으시고 회당장에게 이르시되 두려워하지 말고 믿기만 하라 하시고  베드로와 야고보와 야고보의 형제 요한 외에 아무도 따라옴을 허락하지 아니하시고 회당장의 집에 함께 가사 떠드는 것과 사람들이 울며 심히 통곡함을 보시고 들어가서 그들에게 이르시되 너희가 어찌하여 떠들며 우느냐 이 아이가 죽은 것이 아니라 잔다 하시니 그들이 비웃더라 예수께서 그들을 다 내보내신 후에 아이의 부모와 또 자기와 함께 한 자들을 데리시고 아이 있는 곳에 들어가사 그 아이의 손을 잡고 이르시되 달리다굼 하시니 번역하면 곧 내가 네게 말하노니 소녀야 일어나라 하심이라 소녀가 곧 일어나서 걸으니 나이가 열두 살이라 사람들이 곧 크게 놀라고 놀라거늘 예수께서 이 일을 아무도 알지 못하게 하라고 그들을 많이 경계하시고 이에 소녀에게 먹을 것을 주라 하시니라.

    1. 오늘은 10월 31일 10월의 마지막 날입니다. 10월의 마지막 날이 되면 어떤 분은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10월의 마지막 밤을” 이라는 가사로 시작하는 이용 씨의 노래를 떠올릴 분도 있을 지 모르겠다. 10월 31일은 이용씨의 노래가 듣고 싶은 날일 수도 있지만 또한 2가지로도 유명한 날이다.

     

    1. 하나는 바로 마틴 루터가 비텐베르크 성 문에 95개조 반박문을 내다 붙이면서 종교개혁을 단행한 날이다. 이른바 10월 31일은 종교개혁 기념일이다. 개신교가 시작된 날이기도 하다.

     

    1. 또 하나는 대중적으로 더 유명한 날인데 바로 할로윈데이이다. 10월 마지막 날에 각종 유령이 찾아온다고 본 고대 유럽 켈트족의 풍습에 기원한다. 그리고 이들이 미국으로 옮겨가면서 미국에서 자리잡게 된 절기다.

     

    1. 목사로서 둘 중 당연히 종교개혁기념일이 더 중요하다고 답해야 하겠지만, 둘 중 할로윈데이와 관련된 추억이 더 많은 것 같다.

     

    1. 미국으로 유학 가서 얼마 안 된 2008년도 일이다. 저는 필라델피아 근처에서 살았는데 그해 10월 29일 그러니까 할로윈 데이 바로 며칠 전에 프로야구 팀 필라델피아 필리스가 월드 시리즈 우승을 했다. 동네가 난리가 났다. 28년만의 우승이었다. 그리고 며칠 후 할로윈 퍼레이드가 열렸다. 제 자녀가 다니던 초등학교에서는 매년 할로윈 시즌이 되면 할로윈 복장을 입고 선생님과 학생들이 학교 주변 동네를 한바퀴 도는 퍼레이드를 했다. 그해 단연코 인기 있는 옷은 필라델피아 필리스 야구복이었다.

     

    1. 그런데 제가 그 퍼레이드를 기억하는 데에는 다른 이유가 있다. 우리 둘째 아이는 미국에 있는 동안 아토피로 고생을 많이 했다. 늘 밤마다 기도제목은 “아토피 빨리 낫게 해 주세요”였다. 가난한 유학생에게 미국 병원은 선뜻 문 열고 들어갈 만한 곳이 못되었다. 그걸 아셨는지 초등학교 2학년 둘째 아이 담임선생님은 본인이 수소문하여 돈 없어도 치료받을 수 있는 병원을 알려주고 둘째애에 남다른 관심을 가져 주셨다.

    2. 그날 퍼레이드 날 그 중년의 선생님은 자기 반 아이를 이끌고 퍼레이드를 나섰다.  그런데 그 제일 앞쪽에 저희 집 아이가 서 있었고 그냥 서있는 것을 넘어서 담임 선생님이 둘째 아이의 손을 꼭 잡고 제일 앞서서 걸어갔다. 선생님이 옆에 선생님의 손을 잡고 걸어가는. 한국에서 온 6섯살짜리 아토피로 고생하지만 잘생긴 아이의 모습은 부모로서 여간 자랑스럽고 감격스러운 장면이 아닐 수 없었다. 다른 아이 다 제쳐 두고 아토피 등으로 의기소침할 그 아이의 손을 택해 주신 선생님이 참 고맙고 감사하게 느껴졌다.

     

    1. 오늘 본문에서도 한 소녀의 손을 꼭 잡고 일으키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다. 회당을 관리하는 사람의 딸이 죽었다. 예수님은 그의 집에 간다. 이미 숨을 거둔 상태였지만, 예수님의 눈에 인간의 죽음과 삶은 잠자고 깨는 듯한 일이었다. 그 아이의 손을 잡으셨다.

     

    1. 그리고는 “달리다굼”이라고 말하셨다. 달리다굼은 작은 소녀야 “쿰” 일어나라는 뜻이다. 어떤 분은 잠든 어린 아이를 깨우는 아빠의 모습으로 이 대목을 그리기도 한다:“아이야 일어나야지”

     

    1. 예수님은 정말 12살 어린 아이의 손을 잡고 일으켜 세웠고 그 아이는 자다 깬 듯 살아났다. 예수님은 사람을 살리거나 병을 고칠 때 굳이 손을 잡거나 아픈 부위에 손을 대지 않아도 되는 신이시다. 말로만 해도 병이 나을 수 있다. 그런데 많은 경우 하나님은 터치를 하신다.

     

    1. 앞을 못 보는 환자를 고치실 때에는 진흙을 이겨서 눈에 바르시며 고쳐 주시기도 하셨다. 기독교인은 천지를 하나님이 창조하셨다고 믿는다. 그리고 천지의 모든 것을 하나님이 말씀으로 만들었다고 믿는다. 그러니까 하늘이 있으라 그러면 하늘이 생기는 요술 같은 형국이다. 그런데 단 하나만은 손수 하나님이 빚어 만드셨는데 그게 바로 사람이다.

     

    1. 환자를 어루만지신 손, 어린 소녀를 고치시며 붙잡으신 손. 인간을 빚은 손. 그것은 특별한 관심의 표현이자 사랑인 것이다.

     

    1. 아마도 12살 고침을 받은 소녀에게 그 예수님의 따뜻했을 손은 평생 잊지 못할 힘이 되지 않았을까 상상해 본다.

     

    1. 아주 오래된 소설, 제가 학교 다닐 때 교과서에서 본 수필로 “가난한 날의 행복”이라는 수필이 있다. 1978년에 발표된 수필이라고 한다. 김소운이라는 분이 자신이 들은 실화를 바탕으로 쓴 3개의 에피소드가 담긴 수필이다.

     

    1. 그 중 하나다. 사과 팔러 춘천 간 남편이 평소와 달리 4일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았다. 다섯째날 무작정 아내는 춘천으로 남편을 찾으러 간다. 여관이란 여관을 다 뒤지고 우여곡절 끝에 차표를 사려고 줄 서 있는 남편을 만난다. 남편은 상해버린 사과지만 그것을 다 팔아야 한다는 생각에 직접 좌판을 팔고 파는 통에 늦어졌다고 한다.

     

    1. 함께 춘천을 떠나 서울로 돌아오는 기차안에서 남편은 아내의 손을 꼭 잡았다고 한다. 그때만해도 세시간 남아 걸리던 경춘선. 남편은 한번도 아내의 손을 놓지 않았다고 한다. 그 남편은 25 때 죽었다고 한다.

     

    1. 수필에 써 있는 아내의 고백이다: "이제 아이들도 다 커서 대학엘 다니고 있으니, 그이에게 조금은 면목이 선 것도 같아요. 제가 지금까지 살아올 수 있었던 것은 춘천서 서울까지 제 손을 놓지 않았던 그이의 손길. 그것 때문일지도 모르지요."

     

    1. 아마 우리가 지금껏 이렇게 살고 있는 것도. 하나님이 한 번도 우리 손을 놓지 않았기 때문인지 모르겠다. 그리고 그렇게 놓지 않은 이유가 있다면 그것은 아마도 우리도 누군가의 손을 꼭 잡아주라는 의미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1. 선생님의 자리 교수님의 자리는 힘든 자리이기도 하지만, 조금만 둘러보면 우리가 손을 내밀면 손을 잡아 줄 대상이 있는 자리이다. 여러분이 한번 잡아주는 손, 한번의 관심이 어떤 이에게는 평생을 살아갈 힘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오늘도 힘들지만 손을 내미는 일을 멈추지 않길 축원한다. am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