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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순례대행진 국토순례대행진 수기 <3소대 김지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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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언 2012-07-19 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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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순례대행진 수기 <3소대 김지언>
평소 걷기를 싫어하고 투정 잘 부리는 내가 국토순례를 한다고 처음 주변 사람들에게 알렸을 땐, 다들 나에게 네가 과연 잘 해낼 수 있겠냐 도중에 포기 하는거 아니냐며 걱정의 말부터 건네었다.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 마다 그동안의 지난 나를 돌이켜 보게 되었고 오히려 더 자극 받아 나의 의지를 굳게 했다. 완주의 목적보단 대원들 한명 한명의 추억을 담는 촬영의 목적으로 가게 된 국토순례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내 힘으로 완주도 하고 촬영도 열심히 해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욕심도 생겼고, 대구에서 통영까지 걸어서 간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설레고 긴장 되었던 것 같다.
가기 전날에는 혹시나 빠뜨린 물건은 없는지 뭐가 필요한지 꼼꼼히 챙기고 짐을 싸면서 내일을 기대 했었다. 일찍 잠들려고 누웠지만 이런저런 생각에 잠 못 이루고 겨우 잠들었다가 눈을 떴을 땐 금세 아침이 되어 버렸다. 부모님의 우려와 걱정을 뒤로한 체 파이팅을 외치며 씩씩하게 집을 나섰다. 학교에 도착해서는 발대식을 갖고, 총장님을 비롯해 교수님들과 선생님들의 배웅을 받으며 첫 걸음을 내딛었다. ‘아 드디어 시작이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학교 정문을 지나 도로 위를 걸으니 점점 실감이 났다.
첫째 날은 현풍초등학교가 목적지였는데 차로는 30분 정도의 거리를 하루 종일 걸어 간다는 생각을 하니까 전날의 다짐은 이미 사라지고 당연히 걸어야 하는 것인데 ‘왜 걸어가지 ?’ 대구 시내버스가 지나 갈 때 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어. 저걸 타면 집에 갈 수 있을거야’ 하는 다소 엉뚱한 생각을 했다. 날씨가 너무 더웠는데 아스팔트 위를 걸으니 온몸이 땀에 젖었고 처음으로 오랜 시간을 걸으니 다리도 아프고 금방 지쳤던 것 같다. 거기에 무거운 카메라를 들고 촬영을 하려고 하니 더 힘들었던 것 같다. 촬영을 안할때는 깃발을 들었는데 우리소대가 선두일 때 2번째 깃발을 들었는데 오래드니 깃발이 무거웠지만 내 뒤 약 120명이 따라오고 내가 앞장서서 길을 걸으니 으쓱했다. 한참을 가다 현풍 초 직전인 오르막구간에서 결국 지쳐버린 나는 3소대에서 뒤쳐져서 4소대 줄까지 와버렸는데 그 때 처음 보는 4소대 친구가 내 허리를 잡고 밀어줬었다. 처음엔 누가 잡아서 깜짝 놀라 뒤돌아 봤는데 간호과 친구가 활짝 웃으며 힘내라고 해주는 것이었다. 자기도 더워서 지치고 힘들 텐데 처음 보는 나를 도와주니 너무 고마웠고 괜히 울컥 했었다. 그렇게 다시 힘을 내서 현풍초등학교에 도착 했을 때에는 “오 필승 코리아” 하는 노래가 들려왔고 드디어 도착했다는 생각을 하니 어느새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노래에 맞춰 라인댄스를 추며 몸을 풀고 허기진 배를 달래기 위해 저녁도 맛있게 먹었다. 강당에서 짐을 풀고 소대별로 샤워를 하는데 우리 소대 순서가 젤 늦어서 기다리는데 지치다 보니 그냥 남자들이 씻었던 천막으로 가서 샤워를 하기로 했다. 수돗가에 천막이 쳐져있고 샤워시간은 10분! 너무 촉박하고 터무니없는 짧은 시간인데다가 물은 얼음처럼 차가워서 무슨 정신으로 씻었는가 싶다. 그렇게 개운하지만 피곤한 몸을 이끌고 프로그램 중 하나인 나에게 쓰는 편지를 소대별로 모여서 쓰고, 야식으로 시원한 수박을 먹으며 하루를 마무리 했다. 지금 돌이켜 봐도 첫째 날이 가장 길었던 하루로 기억된다.
둘째 날 기상음악에 맞춰 눈을 떴다. 딱딱한 바닥에 바뀐 잠자리가 너무 불편했고, 모기와의 전쟁으로 충분히 자지 못하고 일어나서 부랴부랴 옷을 갈아입고 아침을 먹었다. 아침을 원래 안 먹는데 국토 순례는 사람의 식습관도 바꿔주는지 지금 먹어두지 않으면 걷다가 배고플 것이라는 생각이 들더니 숟가락이 자연스럽게 입으로 들어갔다. 아침도 든든히 먹고 어제와 같은 걸음으로 걷기 시작했다. 익숙해진 걸음걸이에 어제와는 다르게 조금 여유를 찾아서 길가에 꽃도 눈에 들어오고 친구들과 장난을 치면서 걸으니 시간이 금방 갔던 것 같다. 쉴 때 소대원 끼리 간식을 먹고 물을 나눠 마시다 보니 하루사이에 좀 가까워져서 좋았었다. 낯가림이 심하고 소심한 나한테 먼저 다가와주는 소대원들한테 고마웠고 그 덕분에 나도 용기가 생겼던 것 같다. 하지만 어김없이 발에 찾아온 통증에 힘들어 하고 있었는데 교관님께서 수건으로 잡고 끌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교관님도 우리 인솔하느라 힘드실 텐데 그런 기색 하나 없이 절뚝거리며 걷는 나를 도와주셔서 힘이 났지만 한편으로는 어제도 오늘도 도움을 받아서 괜히 나 혼자 엄살이 심한건가 혼자 자책하기도 했다. 힘들게 걷고 있는데 지나가는 차들이 “빵빵 빵 빵빵” 하며 우리를 응원해주고 파이팅 해주셔서 걷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물이 부족했는데 주유소에서 쉴 때 친절한 주인께서 정수기에서 물을 떠가라고 말씀해 주셔서 염치없지만 감사하는 마음으로 물도 떴다. 그리고 세무회계과를 나오신 선배가 운영하시는 회사에서 우리 대원들이 편히 쉬고 점심을 먹을 수 있었다. 후배들 고생한다고 도와주신 선배님께 감사했고 마지막에 물과 초콜릿을 챙겨주셔서 큰 감동을 받았다. 대한민국 인심이 죽지 않았음을 느꼈다. 마지막 구간에서 대원들보다 먼저 목표도착지에 가서 대원들이 도착해서 들어오는 모습을 촬영 했는데 종일 걸어서 힘들었을 텐데 그 힘든 표정은 찾아 볼 수 도 없이 환호하며 들어오는 대원들의 모습을 보니 뿌듯하고 어느새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벌써 셋째 날 기상곡이 울리지도 않았는데 대원들 몇몇이 일어나서 미리 짐을 싸고 옷을 갈아입고 강당을 걸어 다니는 발소리에 나도 잠에서 깼다. 어찌나 부지런 한지 더 자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단체생활이고 나 때문에 우리소대원들이 피해보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하니까 급하게 짐을 싸고 하루를 시작할 준비를 했다. 함안이 목적지였는데, 걷다보니 빗방울이 떨어지고 좀 지나고 나니까 비가 많이 왔다. 우비착용을 하라는 교관님의 지휘 아래 우비를 입고 걷는데 습기가 차서 그런지 후덥지근했지만 어제 해가 쨍쨍하던 날씨에 비해 천국이라며 소대원들과 농담을 주고받으면서 걸었다. 날씨가 좋긴 했지만 촬영을 해아하는 입장에서는 카메라에 물이 들어 갈까봐 노심초사하며 수건으로 카메라를 칭칭 감아서 촬영을 했는데 가뜩이나 무거운 카메라가 더 무거워서 힘들었다. 그리고 목이 타는것 또한 어쩔 수 없었던 것 같다. 목이 너무 마르고 시원한 물이 마시고 싶었는데 미지근한 물로 목을 축이고 부족해서 조금 조금씩 나눠 먹고, 평소에 물을 잘 안 찾았는데 국토 순례를 하면서 물의 소중함을 확실히 느꼈다. 익숙해 질 법 한 발의 통증이 비가 와서 신발이 다 젖다 보니 바닥과의 마찰이 그대로 느껴져서 너무 아팠고 물집과 굳은살이 걷는 나를 지치게 하는데 한 몫 했다. 걷다보니 뒤쳐져서 교관님의 “속보~!” 하는 소리에 맞춰서 뛰고 걷고를 반복하다보니 몸이 녹초가 되었다. 나 페이스대로 걷는 것이 아니라 한걸음 한걸음 소대원들과 박자를 맞추는 것이 시간이 지나도 힘들었다. 수경지에 도착해서 몸을 풀고 서로를 다독이고 수고했다는 말과 함께 피로를 풀고 프로그램을 했는데 포크댄스! 초등학교 이후로 춰본 적 없는 포크댄스를 소대장님과 추게 되었다. 조금 낯간지러웠지만 웃으면서 재밌게 시간을 보내서 또 색다른 추억이 생긴 것 같다.
넷째 날이 밝았는데 어제 보다 더 많은 비가 왔고 촬영 하는데 최악의 조건이었다. 학보사 식구들이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 발로 뛰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뭉클했다. 이날 가장 힘든 구간이 산을 타는 구간이었는데 길도 아스팔트가 아니라 불편했고 가도 가도 끝이 없는 오르막길을 오르려고 하니 몸에 힘이 쭉 빠졌다. 너무 힘들어 하고 있는 나에게 소대원 중 한명이 수건으로 나를 끌어주었다. 미안한 마음에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주려고 노력했지만 입담이 좋은 편이 아니라서 썰렁했을 텐데 끝까지 웃어준 친구한테 너무 고마웠고 많은 의지가 되었다. 그리고 MBC에서 촬영 왔는데 힘들지만 카메라에 예쁘게 씩씩한 모습이 담겼으면 하는 바람으로 카메라가 돌때마다 오버하며 웃었다. 비록 힘들었지만 얼마 안남은 여정을 생각하면서 첫날 소심하게 작게 외쳤던 소대 구호도 누구보다 크게 외치면서 다시 한 번 파이팅을 외쳤다. “삼사람삼삼삼~삼사람삼~ 삼소대!”
다섯째 날, “이틀 남았어. 통영까지 얼마 남지 않았어.” 혼자 자기 세뇌를 시키면서 하루를 시작했다. 운동화가 불편해서 아쿠아 슈즈를 신으면서 걸었는데 신발이 바뀌어서 편한 건지 이젠 제법 통증이 익숙해진 건지 감각이 무뎌진 것 같았다. 전날 김동현 선생님께서 손수 물집을 터뜨려 주셨는데 그 덕분인지 심리적으로도 가벼워 졌다. 여러 대원들 냄새나는 발을 만지면서 치료해주시는 아빠 같은 자상한 모습에 감사했다. 그러고 나니 맘에 없던 아쉬움도 생기고 혼자 많은 생각을 한 것 같다. 이렇게 국토 순례를 하면서 내가 얻게 된 것들, 고등학교 때 대학입시 준비를 위해 야자를 해서 매일 밤 어두운 밤 10시가 돼서야 집으로 가던 때를 생각하니 이렇게 밝은 오전에 좋은 사람들과 멋진 풍경을 벗 삼아서 걷는 지금이 어떻게 보면 천국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그동안 심적으로나 너무 바쁘게 보냈었는데, 앞으로 남은방학을 어떻게 보낼지 대구가면 뭐부터 할지 하는 생각도 하고 부모님, 친구들 얼굴이 떠오르면서 괜히 기분이 좋아졌다.
드디어 여섯 째 날, 안 올 것만 같던 날이 오고야 말았다. 고성에서 통영으로! 마지막 걷는 날이라고 생각하니 힘이 저절로 났다. 고성에서 나오는데 일요일인데도 불구하고 고성에 사는 어린 친구들이 아침 일찍부터 동네에 나와서 우리가 행진하는 모습을 보고 자기들끼리 웃으며 이야기 하는데 그마저도 귀여워 보였다. 통영 표지판이 보이고 걷는 도중 반대편 도로에서 우리와 같은 국토 순례단이 걸어가고 있었다. 말은 한마디도 안 해보고 처음 보는 남남인데도 같은 목적으로 길을 걷고 있는 동지라는 느낌을 받아서 웃으며 손을 흔들어 보이곤 했다. 그 대원들은 자기 가방도 직접 매고 20일이 넘는 길을 걷는다고 하는데 힘들겠지만 끝까지 파이팅 했으면 좋겠다. 소대별 구호 소리도 커지고 통영에 도착 했을 때는 탁 트인 바다와 시원한 바다냄새, 풍경이 너무 좋았다. 통영엔 오르막길이 얼마나 많은지 태어나서 그렇게 경사진 오르막길은 처음 봤다. 이 동네 사는 사람들은 매일 이 언덕을 어떻게 오를까 하는 생각도 했고, 통영 남자랑은 결혼을 안해야지 농담을 주고받으며 힘든 언덕도 거뜬히 넘었다. 그 후 먹는 아이스크림 간식은 꿀맛이었다. 대원들이 도착하는 모습을 담기 위해 마지막 구간엔 차를 탔다. 최종 목적지인 청소년 수련관에 내발로 걸어가서 기쁨을 느끼고 싶었지만 촬영이라는 더 큰 목적을 위해 아쉽지만 차에 올랐다. 이동하며 창밖으로 본 풍경은 너무 시원스럽고 다음에 통영에 여행을 온다면 케이블카도 꼭 타보고 싶었다. 도착해서 카메라 구도도 잡고 대원들이 오길 기다리는데 저 멀리 우리 대원들이 깃발을 높이 세워 들어오는 장면을 보니 미리 도착해있었던 나지만 가슴이 벅차고 대원들 표정 하나하나를 카메라에 담을 때 큰 쾌감을 느꼈다. 그렇게 총 교관님의 멘트를 시작으로 부총장님과 교수님들, 본부 선생님들 그리고 대구에서 통영까지 아들, 딸이 완주하는 모습을 지켜보기 위해 와주신 부모님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 엄마한테 또 아빠한테 안기는 대원들의 모습을 보니 그 감동이 나에게도 그대로 전해져 왔고 촬영을 해야 하는데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서 좋은 장면을 많이 담고 싶었는데 아쉬웠던 것 같다. 직접 겪어 보지 못하면 절대 모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을 같이 느끼면서 샴페인을 터뜨리며 대원들과 자축했다. 맛있게 저녁을 먹고 깨끗하게 씻은 후 스크린이 있는 시청각실에 모여서 6박 7일 동안의 모습을 담은 사진영상을 틀어주며 우리가 걸어온 길을 되짚어 보는 시간을 가졌다. 한 장 한 장의 소중한 사진이 우리의 지난 시간들을 다 나타내줘서 좋았고 다시 돌이켜 보게 되어서 뜻 깊었다. 사진을 다 보고 난 후 총 교관님이 언론 3사 자리에서 일어나 달라고 하셔서 머리를 긁적이며 일어났는데 6박7일 동안 걸으랴 사진 찍으랴 수고해준 이 친구들에게 박수를 부탁하셨을 때는 더 큰 감동과 더 열심히 할걸 부끄러운 마음도 들었고 너무 뿌듯했다. 그리고 첫날 썼던 편지를 읽으면서 회상도 하고 소대별 뒤풀이 하는 시간도 가졌다.
대구로 오는 날! 버스에서 피곤해서 잠을 잤는데 2시간 정도 잤을까? 눈을 뜨니 대구에 도착! 그렇게 오랜 시간을 거쳐서 걸었는데 2시간 만에 차로 대구에 오니 조금 허무한 마음도 있었지만 대구에 오니 마음이 편해서 또 기분이 좋았다. 마지막으로 잘 도착했다는 식을 하고 소대별로 깃발에 자기이름을 새기는 등 자취를 남기고 아쉽게 인사를 하며 마무리를 지었다.
6박 7일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동안, 혼자라면 절대 해낼 수 없었던 일들을 좋은 사람들과 함께 했기 때문에 한명의 낙오자도 없이 잘 걸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촬영 때문에 소대원들과 많이 못 친해 져서 아쉬웠고, 차량탑승을 한 것이 후회는 되지만 걷는 동안은 내 한계를 시험해보고 통증도 참으면서 잘 이겨낸 것 같아서 뿌듯하고 내 자신이 너무 기특하다. 사진을 정리하면서, 지금 이렇게 수기를 쓰면서 다시 회상하니 그때 그 기분이 아직 그대로 와닿고 실감이 난다. 기회가 된다면 내년에 이 값진 경험을 또 해 짜릿한 감동을 느껴보고 싶다. 짧은 대학 시절, 첫 방학에 국토순례라는 큰 추억거리가 생겨서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고 앞으로 내가 살면서 힘들 때 지칠 때 이를 생각하면서 위로 받고 용기를 얻어서 어떠한 일이라도 한번 시작했을 때 마침표 찍을 수 있는 책임감 있는 내가 되어야겠다.


팀장님 선생님 교관님들 대원님들~ 수고하셨습니다!! 보고싶을거에요^♥^ 3소대 화이팅 아름다운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