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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순례대행진 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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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래인 2013-07-29 16:29

파이팅을 외치며 서막이 오르다.

 

  "국토순례 화이팅!!" 기자들의 쉴새없는 카메라 셔터 소리와 함께 국토순례 서막이 올랐다. 완주하리라는 자신감도 있었고 목표를 이루겠다는 다짐도 했다. 하지만...얼마나 온 걸까...

처음의 다짐은 뒤로한 채 \'지금 내가 무얼 하고 있나\'라는 생각이 뇌리에 머물며 연거푸 물을 마셔대는 우리들. 너도 나도 첫 날인 오늘이 5일차가 되길 바라는 헛된 소망을 꿈꾸며 기계처럼 걷고 있을 뿐이다.  그렇게 앞만 보며 도착한 왜관지구 전적기념관. 이 곳에 온 이유는 올해는 특히 6.25한국전쟁 60주년과 우리학교 개교 51주년을 기념해 그와 관련된 전적지를 돌며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되새기고 애국심을 높이기 위해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바로 자신과의 싸움일 터 그렇게 다들 자신과 씨름하며 첫 날 38Km를 완주했다. 녹초가 된 지친몸을 가누며 저녁에 나 자신에게 편지를 써보는 시간 오늘 하루 나 자신은 어떤 생각을 하며 땅을 밟았는지 사실 아무 생각이 나질 않았다. 단 이제 첫 날인 만큼 마지막까지 완주하겠다는 목표가 강하게 마음에 요동쳐 다시 한번 다짐을 적어내려갔다. 내일에 대한 기대와 설레임 지금 이 순간을 부정하고 싶은 마음을 안고 그렇게 대망의 첫 날이 지나갔다.

 

그들의 역사가 잊혀지지 않기를 바라며.

 

  국토순례 4일차인 오늘은 영천지구전적비와 영천호국원에 갈 예정이다. 뜨겁게 내리쬐는 햇볕아래 목구멍까지 올라오는 갈증을 억지로 누르며 영천호국원에 도착했다. 짙은 초록색의 산들과 따듯한 공기가 반겨주는 이 곳이 사실 낯설지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반갑게 느껴졌다. 나의 할아버지가 월날참전용사라 이 곳에 계시기 때문이다. 계단식으로 만들어진 이 곳에서 할아버지의 자리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할아버지 바쁘다는 핑계로 그동안 못찾아 뵌지 오랩니다...\' 저기 저 멀리 있는 할아버지의 자리를 보며 잠시 혼자만의 생각에 빠졌다. 학교에서 6.25참전용사들을 기억하며 그들을 기리고자 각자 용사들의 이름을 받았다. 나 역시 가슴 속 명찰 안에 그 분의 이름이 있다. 그 분의 이름도 기억하며 되새겼지만 월남참전용사이신 할아버지 이름 석자도 나의 가슴 속에 새기면서 조용히 할아버지의 이름을 불러보았다. 이 호국원에 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우리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고 지켜낸 것에 가슴이 아렸고 이러한 역사 뒤에 우리가 있다는 사실에 감사 또 감사했다.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행사가 끝이나고 내려오는 길.

6.25한국전쟁과 월남전을 잊지 말아야 겠다고이분들의 희생으로 지나온 역사가 세상에 잊혀지지 않기를 바라며 다시 뜨거운 아스팔트 도로위로 발걸음을 향했다.

 

6박7일의 여정 그 끝에 선 우리들

 

  6일차..그리고 마지막날.. 포기하지 않는자와 독한 자  그걸 지켜보는 자. 지칠만큼 지쳤다. 나와 함께 걷던 동료들도 하나 둘씩 보이지 않는다. 이젠 다리의 통증도 정신을 놓아버릴 생각도 들지 않는다. 단지 마지막 완주지인 수경지를 향해 걷고 있을 뿐이다. "1소대 파이팅!!

국토순례 완주한다!!" 파이팅 소리가 거리와 마을에 울려 퍼지고 이 소리를 들은 주민들은 격려의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그래우리 모두 끝까지 가야한다...\'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앞뒤로 이끌어주며 서로를 다독였다. 그리고 들리는 음악소리. 우리를 자랑스럽게 맞아주는 많은 사람들의 모습이 박수와 함성이 이제 끝임을 말해주고 있었다. 길면 길고 짧다면 짧았을 6박 7일의 여정에 드디어 마침표가 찍히는 순간 다들 웃음 기쁨 환희 슬픔 등 여러 감정이 섞인 채 각자 쏟아 부어내고 있었다. 나 자신은 울지 않았다. 완주했다는 사실에 기뻤지만 처음의 목표대로 흔들림 없이 온 것에 대한 만족과 강한 자신을 다시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이제 곧 시작될 퇴소식을 앞에 두고 6일간의 나날들이 파노라마 처럼 스쳐지나갔다. 처음에 누구는 그렇게 말했다. 왜 구지 고생을 사서 하러 가냐고 힘만 들지 남는게 있냐고... 난 생각했다. 힘든 건 사실이다. 하지만 나를 돌아보며 한번쯤은 자신을 찾고자 하는 사람에게 국토는 도전해 볼 만한 것이라고

내가 좋아하는 말 중에 당신이 어떤 일에 있어 겁이나고 두렵다면 그것은 죄가 아니다. 하지만 알면서도 행동하지 않으면 그것은 죄다. 라고 다들 어떤 극한을 겪을 때 두렵고 무섭기도 하고 싫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정작 알면서도 나 자신을 찾아서 겪는 사람과 피하기만 하는 사람의 차이는 수 밖에 없다. 역시 나 자신에게도 들려 주고 싶은 말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