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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흔적

열 두번째 흔적[유아교육과 김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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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목실 2020-10-30 15:49

말씀과 기도 그리고 간구

 

* 성경은 공동번역성서를 사용하였습니다.

 

내 나이 28살, 늦은 나이에 대학교에 입학하였다. 20살에 입학하여 캠퍼스의 낭만을 즐기는 친구들과 달리 나는 근심 걱정 투성이었다. ‘내가 옳은 길을 선택한 것일까? 지금이라도 포기할까?’하는 생각이 하루에도 수십 번이 들었다. 두려움 반 설렘 반으로 시작한 대학생활. 쉽지 않았다. 등굣길마다 “예수님 너무 힘들어요. 어떡하면 좋을까요?”라고 어린아이처럼 떼쓰며 물었다. 좋아서 시작한 대학생활이 버겁게만 느껴졌다. 학교를 일찍 가게 된 어느 날, 강의실에 도착하니 친구 한 명이 도착해서 무언가를 읽고 있었다. 인사를 한 뒤, 읽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물었다. 성경이었다.

“성경? 매일 읽는 거야?”

“네, 일찍 와서 성경 읽고 묵상해요. 언니도 교회 다니죠?”

“응. 어떻게 알았어?”

“언니 이름이 ‘사라’이길래 혹시나 했어요. 그런데 십자가 목걸이 보고 확신했어요!”

 

친구와 평소 가깝게 지낸 적은 없지만 왠지 모르게 편하게 느껴지며 대화를 이어갔다. 너무 편한 나머지 요즘 나의 고민들과 힘든 상황을 이야기하였다. 친구는 한 성경 구절을 알려주었다. ‘아무 걱정도 하지 마십시오. 언제나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도하고 간구하며 여러분의 소원을 하느님께 아뢰십시오.(빌립4:6)’이었다. 그리곤 “언니,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하느님께서 우리를 돌보고 계세요. 힘들고 걱정스럽고 염려스러운 일이 있다면 하느님께 언제든지 기도하고 간구하세요. 응답하지 않을 거라 생각될 때도 있지만 하느님 뜻 가운데 우리 생각과 다르게 응답하실 수도 있어요.”라는 것이었다. 교회를 오래 다닌 나는 머리를 한 대 맞은 듯한 느낌이었다. 매일 기도라면서 하느님께 힘들다고 투덜대기만 하고, 왜 내 기도를 들어주지 않냐며 짜증만 냈었다.

자리로 돌아와 친구가 알려준 성경 구절을 다시 한번 읽어보았다. ‘감사하는 마음으로’라는 표현이 눈에 띄었다. 항상 성경에는 모든 일에 감사하라 하고, 염려스러운 일에 대해 기도할 때도 감사하며 기도하라고 하였다. ‘왜 힘든 상황에서도 감사하며 기도해야 할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그냥 정말 모든 상황이 감사하기 때문이었다. 내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는 것, 성경을 읽을 수 있는 것, 기도를 할 수 있는 것. 정말 모든 상황이 다 감사한 일이었다. 정말 감사하고 또 감사하였다. 7절에는 ‘그러면 사람으로는 감히 생각할 수도 없는 하느님의 평화가 그리스도 예수를 믿는 여러분의 마음과 생각을 지켜 주실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모든 염려를 하느님께 맡겼더니 이해할 수 없는 평화가 마음에 찾아온다는 것이다. 염려스러워야 하는데 하느님의 평화가 나를 지켜준다는 것이었다.

 

그날 이후 나는 일찍 일어나서 성경을 읽고 기도로 하루를 시작하였다. 학교 가는 길에는 “오늘 하루도 하느님께 맡깁니다. 감사합니다.”하고 되뇌었다. 걱정 가득했던 나는 어느새 걱정보다는 학교가 즐겁다고 느껴졌다. 학교를 다니며 힘든 순간은 정말 많았다. 그때마다 힘들지만 잊지 않고 기도를 했다. ‘오늘 하루 저를 붙들어 주세요. 하느님의 크신 은혜와 지혜가 함께 하게 해주세요.’하고 기도했다. 기도는 일상이 되었고 나의 매 순간 함께 하였다.

 

졸업이 다가오며 실습을 나가게 되었다. 실습이 다가오자 엄청난 부담감과 긴장감이 몰려왔다. 나는 계명문화대학교 부설어린이집에 실습 가게 되었는데, 희전관에는 ‘그러므로 누구든지 이 어린 아이와 같이 자기를 낮추는 사람이 천국에서 큰 자니라(마15:4)’라는 구절이 걸려있다.

오며 가며 이 말씀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어린아이와 같이’는 무슨 의미일까? 하는 의문도 들었다. 어린아이의 순진함, 겸손함의 모습을 닮아야 한다는 것이다. 어린아이처럼 나를 낮추는 것이 무엇인가를 배워야 한다. 그 마음으로 매일 실습을 나갔다. 실습을 하며 힘들었지만 힘든 순간마다 짧게나마 기도를 했다. 친구를 배려하고 선생님을 따르고 배우는 아이들을 보며 깨달았다. 모르는 것을 배우고자 하는 순진함과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아이들처럼 나도 스스로를 낯추며 배려하는 모습을 본받아야겠다고 느꼈다. 또한 한 알의 밀알이 땅에 떨어져 많은 열매를 맺는 것처럼 아이들의 삶을 통해 전해지는 가르침이 많은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사랑으로 교육을 해야겠다고 느꼈다. 4주간의 긴 실습이 끝나고, 한 학기도 끝이 났다. 조용히 앉아 기도하였다.

“무엇을 하든 저의 인생은 하느님의 계획 속에 있기에 아무 걱정이 없습니다. 하느님께서 저를 가장 필요한 곳으로 인도하실 거라 믿습니다. 그리고 작은 것 하나까지 감사하며 가르치고 배우는 교사가 되길 원합니다. 아이들이 하느님을 꿈꾸고 그 꿈을 많은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는 복된 사람이 되길 바랍니다. 항상 넘치는 사랑으로 저를 이끌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살아계신 예수님을 찬미하며 사랑합니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